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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민 "'밥값 못하는 국회' 그만…'실천 정치'로 광진 바꿔놓을 것" [4류 정치 청산 - 연속 인터뷰]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4.02.06 06:40
수정 2024.02.06 06:40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예비후보 인터뷰

"균형 깨진 정치가 기형적인 사회 만들어"

"권력 잡고도 변화 이끌지 못한 민주당 심

판 위해, 실행되는 정치 확신 심어드려야"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예비후보가 5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위치한 선거 사무소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병민 캠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기업은 2류, 행정은 3류, 정치는 4류"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던 1995년 '베이징 발언'으로부터 3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사이에 우리 정치는 4류에서 랭크가 올랐을까. '헌정사상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은 21대 국회의 모습을 보며, 일말의 기대마저 내려놓았다는 국민이 적지 않다.


과연 우리 정치는 22대 총선을 통해 '4류 정치'를 청산하고 선진 정치로 나아갈 수 있을까. 데일리안은 '4류 정치 청산'을 주제로 하는 연속 인터뷰를 통해 그 길을 찾아본다. 마흔세 번째 순서로 서울 광진갑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민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만났다.


보수정당 비상대책위원 두 번. 선출직 최고위원 한 번. 대통령 후보의 입. 그리고 서울시장 후보의 입. 김병민 예비후보를 수식하는 어구들이다. 정치경력도 길다. 1982년생인 김 예비후보는 2010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서초구의회 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경희대학교 경제통상학부를 졸업한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만 28살이었다.


이후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하고, 2018년엔 국회 정치개혁특별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 기세를 몰아 지난 2020년 열린 21대 총선에선 광진갑에 출마했다 아쉽게 패배한 경험도 갖고 있다. 여전히 '청년'으로 불릴 나이에 정치권에선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의 이력서를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런 김 예비후보의 눈에도 이번 21대 국회는 너무나도 기형적인 국회였다. 김 예비후보는 21대 국회를 한 마디로 평가해달라는 말에 "밥값 못하는 국회"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치인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답해야 하는데 21대 여의도에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실종되면서 답을 내놓지 못했다"며 "'자신들의 권력 생존'과 그 안에서의 이해관계에 국한된 정치를 했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실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예비후보는 최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꺼낸 정치개혁안 중 하나인 '국회의원 세비 중위소득 수준으로 축소'를 꺼내들며 "대한민국 국민 열이면 열 명 모두 국회의원이 밥값 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없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효능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한 위원장은 국민의 보편적인 눈높이에서 얘기한 것이다. 정치인들이 중위 소득의 세비를 받는다고 해도 사명감이 있다면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챙기는 때가 되면 국회는 여야 할 것 없이 갑자기 한 몸이 된다. 국민들의 눈에는 말이 안 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대통령 월급부터 줄여라, 장관 월급은 왜 안 줄였냐 이렇게 나오는 건 안 하겠다는 얘기다. 세비 축소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서 변화와 조정을 하려는 노력이 지금 정치권엔 꼭 필요하다. 밥값 못하는 국회는 그만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예비후보가 아차산역 근처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김병민 캠프

21대 국회가 무너지게 된 계기는 '균형감의 상실'에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 예비후보는 "정치가 극단화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불신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균형이 깨진 정치가 기형적 사회 구조를 만들었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과반이 넘는 의석을 갖고 일방통행식 입법독주만을 휘둘러 임대차 3법과 같은 법을 만들어 오히려 국민의 삶을 힘들게 했고, 정권을 내줬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는 끊임없이 발목잡기에만 몰두하면서 국민을 위한 국정 운영을 어렵게 했다"고 비판했다.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린 권력의 불균형이 정치의 극단화를 초래했다는 분석이다.


김 예비후보가 지적한 '균형 상실 정치'는 그가 출마를 선언한 광진갑 지역에도 적용된다. 광진갑은 12년 동안 민주당이 국회의원·구청장 등 모든 권력을 가졌던 지역이다. 현재 광진갑 현역 의원도 전혜숙 민주당 의원이기도 하다. 광진에서 태어나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나온 김 예비후보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속이 타들어갔다고 회상했다.


그는 "광진은 나의 유년기·청소년기·청년기가 모두 녹아있는 곳이다. 아차산·한강·어린이대공원·중랑천 등 천혜의 환경을 다 품고 있음에도 개발은 정체되고 발전이 더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며 "민주당이 시장·구청장·국회의원까지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지역의 권력을 독식하면서도 아무런 변화를 만들지 못했다는 안타까움이 크다"고 운을 뗐다.


김 예비후보는 "지난 2022년 지선 때 주민들이 12년 만에 구청장의 당적을 바꿔줬다. 이후 내가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지역 당정협 등을 통해 2년 동안 광진 변화를 이끌어봤다"며 "대표적인 것이 광진갑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곡동의 종상향이다. 중곡역 근처 지역이 모두 제2종일반주거지역으로 묶여 있었는데 그걸 준주거지역으로 격상 시켜서 아파트를 지을 수 없었던 규제의 대못을 뽑아 도시계획의 결정인 변경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해보니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권력을 잡고도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벌써 주변 지역 주민 분들은 2년간의 변화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처음으로 뭔가가 바뀌어져 가는구나 하는 것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며 "이번 총선은 12년 동안 권력을 잡고도 지역 변화를 만들지 못한 민주당과 원외에서도 구청장과의 협의를 통해 변화 가능성을 보여줬던 나의 성과가 평가받는 자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광진갑은 서울의 대표적인 '스윙 스테이트'다. 15대 총선서 성동구에서 분리된 이후 광진갑의 의석은 보수와 진보정당이 번갈아가며 차지해왔다. 실제로 지난 16대 총선에선 김영춘 전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광진갑에서 당선된 바 있고, 18대 총선에서도 권택기 전 의원이 한나라당 소속으로 광진갑을 차지한 바 있다. 그런만큼 김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에서의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4년 전 총선에 출마했을 때 캐치 프레이즈가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이었다. 실제로 내가 세 자녀의 아빠인 만큼 저출산과 보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최근 돌아다녀보니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을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았다. 광진은 3040 젊은 부모가 많다. 이 분들은 애들 키우는 나와 같은 입장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서 바꿔줄 것'이란 기대감을 상당히 갖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정진석 비대위에서 활동할 때 강남구 스쿨존에서 초등학생 아이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적이 있어 안타까워 현장까지 가봤다. 관련자와 만나 얘기를 하다보니 수차례 사고의 신호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대응이 없어 사고가 발생한 것이었다"며 "이후 광진으로 와서 구청장과 함께 추경을 편성하고, 용역을 거쳐 어린이 안전에 대한 시설 정비에 돌입했다. 기성 정치권에서 하지 않았던 일들이 실행되니까 아이 키우는 부모들이 공감해주셨다. 이런 식으로 진짜로 움직이는 정치활동을 한다면, 우리 당에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3040의 마음을 끌어오면서 중도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김병민 국민의힘 광진갑 예비후보 ⓒ김병민 캠프

또 "광진은 세종대와 건국대가 있어 1인 가구 비중도 서울에서 4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최고위원으로 있으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게 내가 나왔던 경희대의 '1000원의 아침밥'이었다"라며 "호응이 좋아서 지금 한동훈 위원장까지 정책으로 가져가고 있다. 이렇게 우리 당이 조금 다가서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3040 여성, 2030 청년 두 축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정책으로 연결시킨다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김 예비후보가 꼽은 건 '실천력'이었다. 그는 "GTX 조기 착공, 추가 노선 증설 등을 향한 수도권의 반응이 좋지 않나. 이런 공약이 현실에서 가능하도록 밀어붙이는 것이 이번 총선에서 중요하다"며 "한동훈 위원장의 메시지 중 가장 좋은 것은 '민주당 얘기하는 건 공약(空約)이지만 우리는 실천이 된다'는 것이다. 준비된 정책역랑을 바탕으로 과반 의석을 하면 즉각 실행할 수 있단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그래야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예비후보 역시 광진갑에서 당선될 때 실천을 다짐한 공약이 몇 가지 있다. 그는 "광진구의 지역 도시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구조화를 무조건 이뤄낼 것이다. 규제로 인해 발전하고 싶어도 못하고 있는 지역들이 있다. 광진 2040 플랜이란 청사진을 가지고 이미 시작된 중곡역과 아차산역부터 군자동·광장동에 이르기까지 도시를 꼭 재구조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박할 수 있지만 중요한 주차 문제도 꼭 해결하고 싶다. 지금 이미 작은 공간이라도 보이면 공영주차장으로 바꾸는 움직임을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10년째 공터로 방치되던 한전 부지를 김경호 구청장과 함께 공영주차장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또 구(舊) 광진구 소아청소년진료소 부지에도 공영주차장을 오픈한다. 이런 문제들이 결국 주민들에겐 가장 중요한 것이다. 이렇게 지역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 혜택 될 수 있는 여건을 꼭 조성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예비후보는 22대 국회에서 정치개혁을 이뤄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도 정치개혁의 선봉에 서겠다고 말한 적 있다. 내가 예전에 정강·정책위원장을 맡아 당의 정강정책을 뜯어고쳤던 적이 있다"며 "그 정강정책을 통해 우리 당도 개혁을 하고 또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때의 기분과 정신으로 이번에 국회에 들어가면 당의 개혁을 뛰어넘는 정치개혁을 이끌어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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