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민 "꽉 막힌 여의도 정치, 대화의 리더십으로 변화하길"
입력 2024.01.05 05:30
수정 2024.01.05 05:30
김 전 최고위원, '대화의 리더십' 북콘서트 개최
"21대 국회 정책 실종, 패거리 정치문화 아쉬워
…22대엔 '자율성·존중성' 가진 문화 조성돼야"
김종인·손학규 등 축사…785석 객석 만석 성황
김병민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이 저서 '대화의 리더십' 북콘서트에서 "21대 국회에서는 정책 실종, 패거리 정치문화 등이 아쉬웠다. 꽉 막힌 여의도 정치가 대화의 리더십으로 변화할 수 있는 그날이 와야 한다. 22대 국회는 정책을 중심으로 각자가 전문성을 가진 국회가 되고, 의원 각자가 자율성과 존중성을 가진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품격 있고 전문성 있는 대화를 중심으로 형성되는 리더십이 정치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국민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진짜 국회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4일 오후 서울 광진구 나루아트센터 대강당에서 '대화의 리더십' 북콘서트를 열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 캠프에서 대변인을 지냈고, 2020년 김종인 비대위와 2022년 정진석 비대위에서 두 번이나 비대위원을 맡았다. 지난해 3월에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두 번째로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최고위원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정치적 과정을 거치면서 '말'과 '대화'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한 김 전 최고위원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는 놀라운 변화를 함께 공유하고 싶었다. 우리 사회의 다양한 대화 및 토론 영역에서 더욱 성숙한 대화의 문화가 정착되는 데 작은 씨앗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며 '대화의 리더십'이란 책을 펴낸 소회를 밝혔다.
김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 선거에서 대변인은 후보의 입이 돼 활동한다. 중요한 순간순간마다 대변인이 내놓는 메시지에 따라 뉴스가 움직이고, 여론이 출렁인다"며 "선거 기간 동안 매일 기자들 질문에 답을 하는 이른바 백브리핑 현장에서 메시지의 중간 소통을 담당했던 게 대변인으로서 주요 역할 중 하나였는데, 대변인으로 국민을 대신해 묻는 언론과 매일 소통의 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준비된 메시지의 힘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엔 SNS·유튜브 등 전달 매체가 다양해지면서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전기수가 양산되고 있으니 말의 힘과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엔 소수의 사람에게 한정된 힘이었던 말의 영향력이 이제는 모두가 보편적으로 가질 수 있게 됐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만큼 말의 힘을 신중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화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드라마틱한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평범한 일상에서도 대화의 리더십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인생의 방향은 완전히 다르게 전개될 수 있다"며 "기초의원으로 출발했던 내 정치 여정도 정치 평론가, 대학 교수, 국회의원 출마, 비상대책위원, 대통령 후보 대변인을 거쳐 집권당의 최고위원에까지 다다르면서 중요한 변화의 순간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데는 특히 대화의 리더십이 큰 힘이 됐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이 같은 김 전 최고위원에게 시련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갑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고군분투한 끝에 낙선했다. 그는 이후의 삶에 대해 "하루도 쉬지 않고 정말이지 파란만장한 시간을 보냈다"고 술회했다. 광진구에 위치한 용마초등학교·용곡중학교·대원고등학교를 졸업한 '광진구 토박이'인 김 전 최고위원은 현재도 국민의힘 광진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총선에서 낙선한 정치인이 두 번의 비대위원, 대통령 후보 대변인, 선출직 최고위원에 이르기까지 연속해서 당 지도부에 몸을 담고 있었던 배경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필히 대중과 가장 가까이서 소통해 온 대화의 리더십이 핵심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대화의 리더십으로 긍정적인 일상의 변화를 경험해 한 사람, 한 사람이 변화하고 바람직한 토론 문화가 정착된다면, 언젠가는 방송에서, 정치 영역에서, 그리고 우리의 일상에서 격조 높은 대화와 토론이 자리매김하는 날도 찾아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날 북콘서트가 열린 나루아트센터 대강당은 준비된 785석의 객석에 빈자리가 없었다. 1층 객석에 자리가 없어 추가로 대강당을 찾은 방문자들에게 2층 객석으로 이동해달라는 요구가 나올 정도로 북콘서트는 대성황을 이뤘다.
첫머리 축사에 나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김병민 전 최고위원이 비대위원 시절 온갖 노력을 하며 국민의힘의 정강정책을 새로 쓰고 만들었다. 그 안에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다 담겨 있다"며 "이런 김 전 최고위원이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이 만들어지면 나라의 미래가 참 밝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를 위해 연단에 오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사람만 좋은 게 아니라 마음이 바르다. 줏대와 정체성을 잃지 않는데 맹목적인 편들기를 하는 것도 아니다. 논리정연하고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서만 얘기한다"며 "김병민 전 최고위원처럼 방송에서 비대위에서 대변인으로 올바른 언어로 올바른 지적을 하는 사람들이, 개인의 이익보다 나라의 이익을 위해 선국후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하태경 의원은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용기가 있다. 본회의장에서 김기현 전 대표의 바로 앞에 앉는데 물러가라고 얘기를 했다. 그런데 김 전 최고는 바로 옆에 앉아서 자신이 최고위원인데도 그 지도부가 잘못되면 이를 허물 용기가 있다"며 "또 김 전 최고위원의 판단력은 항상 균형적이다. 그와 논쟁을 하면 이길 수가 없다. 틀린 게 없다"며 김 전 최고위원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날 북콘서트에는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 오신환 전 의원(현 광진을 당협위원장), 김경호 광진구청장,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 이승환 중랑을 당협위원장, 김재섭 도봉갑 당협위원장 등 당내 인사는 물론 김형주 전 민주당 의원 등 야권 인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와 이양수 의원,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영상 축사로 축하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