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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4호'·한동훈 '1호' 저출산대책 공약…차이점 보니 [정국 기상대]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4.01.19 00:00
수정 2024.01.19 00:00

野, '현금성 정책'…신혼부부·출산·자녀수 초점

與, '육아 유급휴직' 등 골자…정부 부처 신설

한동훈 "재원 확보 실현 가능할지 검토 필요"

이재명 "여야 의견 일치 공약은 즉시 입법화"

여야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 만큼은 모처럼 공감대를 형성하고 총선 전 민심잡기에 돌입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은 대출과 주택 및 대출 등 자산의 직접 지원 방식을 내세운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 조직 개편과 법안 개정을 공약하며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생존을 위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이 대표, 이개호 정책위의장 ⓒ뉴시스
野, 주거·자산·돌봄·일과 가정 양립…예산 年 '28조원' 추산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8일 오전 국회에서 주재한 '저출생 종합대책' 발표에서 "아이를 왜 낳지 않을까, 가장 큰 원인은 아마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거나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우리 민주당은 결혼·출산·양육을 망라하는 획기적인 정책패키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제시한 종합대책은 △주거 △자산 △돌봄 △일·가정의 양립 등이 골자로, 이는 이 대표의 총선 '4호 공약'이다.


우선 주거 대책으로 '우리아이 보듬주택'을 제시했다. 보듬주택은 두 자녀 출산 시 24평 주택, 세 자녀 출산 시 33평 주택을 각각 분양전환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는 정책이다.


이어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을 현행 7년 차에서 10년 차까지로 확대하고, 비용 문제로 결혼을 포기하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결혼·출산 지원금' 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모든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소득·자산과 무관하게 가구당 10년 만기로 1억원을 대출한다. 원리금은 출생 자녀 수에 따라 차등 감면된다.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두 번째 자녀 출산 시 무이자와 함께 원금 50%를 감면해준다. 세 번째 자녀 출산 시엔 원금 1억원이 전액이 감면되는 식이다.


돌봄 정책으론 양육 지원금 정책을 내놨다. 자녀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자립 자산 1억원 지원이 골자다. 자녀에 대한 자립 펀드 조성을 지원해 출생 시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매달 10만원을 정부가 펀드 계좌에 입금하고, 동일 금액을 부모가 입금해 자녀가 성인이 되면 원금과 운용 수익을 자유롭게 인출해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방식이다.


아울러 직장 육아휴직 신청시 자동으로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방안도 제시했다. 저출생 정책을 총괄할 인구위기대응부 신설도 추진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같은 공약 이행에 연간 약 28조원의 재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으나, 구체적 재원 마련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사실상 이 대표가 강조하는 '기본 사회' 정책에 기반한 현금성 총선 공약으로 보인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오후 저출생 관련 공약인 '일·가족 모두행복'이 담긴 국민택배를 들고 서울 강남구 휴레이포지티브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일·가족 모두행복'은 총선 1호 공약으로 부총리급 인구부 신설과 아빠휴가 1개월(유급) 의무화, 육아기 유연근무 도입, 채움인재 인센티브 지급,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 법인세 감면 등이 담겼다. ⓒ국회사진취재단
與, 일·가정 양립~유급 육아휴직·인구부 신설 등 골자


국민의힘도 '일·가족 모두 행복'이란 저출산 대책을 내놨다. 집권여당 프리미엄을 활용해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총선 1호' 공약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스타트업 회사를 방문해 "우리가 폐지를 공약했던 여성가족부의 아이돌봄 서비스 등을 신설되는 인구부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도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일과 가정의 양립 지원이 골자다. 이를 위해 '부총리급 인구부'와 '저출생 대응 특별회계'를 신설할 계획이다. 여성가족부 업무를 흡수하고 여러 부처에 흩어진 저출생 정책을 인구부로 통합해 저출생 정책을 총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비대위원장은 "인구를 늘리기 위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으로 고민해서 실천할 부서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의 성장기에 부모의 육아 시간 확보를 위한 내용도 담겼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아빠 휴가'(배우자 출산 휴가) 1개월 유급 의무화 △육아휴직 급여 150만원→210만원 인상 △초등학교 3학년까지 유급 자녀 돌봄 연 5일 휴가 △임신 중 육아휴직 사용을 배우자에게도 허용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육아기의 유연근무를 기업문화로 고착시키기 위한 정책으로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서에 '육아기 유연근무'를 의무 기재토록 했다. 이같은 방침은 대기업 및 일정 규모 이상의 중소·중견기업부터 의무 적용한 뒤,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출산 및 육아휴직 등에 적극적으로 동참한 '가족친화 우수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법인세를 감면하고, 해당 기업 청년 근로자에겐 저축과 대출의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등 기업 지원형 공약을 함께 제시했다.


아울러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출산 및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즉시 자동개시토록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키로 했다.


한 위원장은 민주당의 저출산 공약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재원 확보 문제에서 실현 가능할지는 여러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여야 의견이 일치하는 것은 지금 즉시 입법화하고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시작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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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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