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몰고 오면 197억 준다" 中에 현혹돼 귀순 시도한 대만 중령
입력 2023.12.13 04:01
수정 2023.12.13 04:01
대만의 현역 중령이 대형 수송 헬리콥터인 미국 보잉사의 'CH-47 치누크' 헬기를 몰고 중국 항공모함에 착륙해 귀순을 시도하다가 적발됐다. 1500만 달러(약 197억원)의 대가를 받는 조건도 드러났으나 당국에 적발되면서 귀순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2일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고등검찰청은 지난 7월 말 기밀 자료 유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수감 중인 육군항공특전지휘부 소속 셰모 중령의 또 다른 간첩 범행 계획을 최근 적발했다.
셰 중령은 탈출을 완료한 뒤 1500만달러의 보상금을 받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체포됐다.
중국 정보기관 관계자 2명은 태국에서 CH-47SD 치누크 수송 헬기 조종사인 셰 중령을 만나 공작을 벌였다.
중국 측은 셰 중령에게 헬기를 직접 몰고 중국 항공모함에 착륙하는 방식으로 귀순하라고 제안했다. 또 셰 중령에게 태국 '엘리트 비자' 취득, 유사시 태국 화교 신분으로 대만에서 우선 철수, 매달 20만 대만달러(약 837만원) 지급 등을 약속했다.
이후 중국 측은 정보원을 통해 셰 중령에게 중국 항공모함 산둥함이 지난 6월 대만해협을 통과한다는 정보를 알렸다. 산둥함이 대만 본섬 해안에서 24해리(약 44.4km)까지 접근하면 치누크 헬기를 항모에 착륙시키라는 중국 측 지시도 전했다.
하지만 셰 중령은 너무 위험하다며 거절했다. 이에 중국 측은 1500만 달러(약 197억원)에 달하는 성공 보수를 제안했다. 또 귀순을 결심함 해도 선금으로 100만∼200만 달러(약 13억∼26억원)를 주겠다고 유혹했다.
이후 셰 중령은 중국 측과 세부 귀순 계획을 조정했고 그 과정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될 때는 당국에 셰 중령의 귀순 계획이 포착되지 않은 상태였다.
당국은 당시 셰 중령이 중국 측에 부대 기동훈련 관련 자료를 유출하고 돈을 받은 혐의만 파악하고 체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군 관계자는 셰 중령 사건과 관련해 "치누크 수송 헬기는 조종사 1명이 몰 수 있는 기종이 아니라며 만약 해당 귀순 계획이 진행됐다면 반드시 실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형 수송헬기인 CH-47 치누크헬기는 보조 조종사가 있어야 안정된 비행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