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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우승에도 MVP 얻지 못한 LG, 무관 탈출 언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3.11.28 15:38
수정 2023.11.28 15:38

NC 페디, 압도적인 성적 앞세워 MVP 투표에서 몰표

LG는 1994년 이상훈과 2001년 신윤호가 아쉬움 남아

MVP 투표에서 6표를 받은 홍창기. ⓒ 뉴시스

2023시즌 MVP(최우수선수)는 이번에도 LG 트윈스를 외면했다.


투수 부문 3관왕을 이룬 NC 다이노스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는 27일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정규시즌 MVP로 선정됐다.


페디는 올 시즌 다승(20승), 평균자책점(2.00), 탈삼진(209개) 부문에서 3관왕에 올랐고, 특히 1986년 선동열 이후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연히 MVP 투표에서도 페디를 향한 몰표가 쏟아졌다. 페디는 유효표 111표 중 102표를 얻어 91.9%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나머지 9표는 한화 노시환(6표), LG 홍창기(2표), SSG최정(1표)에게 돌아갔다.


이미 시즌 종료 전부터 페디가 MVP를 수상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LG 역시 29년만의 정규 시즌 우승을 등에 업고 MVP를 배출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으나 페디의 압도적인 퍼포먼스에 묻히고 말았다.


더욱 큰 아쉬움은 아직까지 한 번도 MVP를 배출하지 못한 LG의 속사정이다.


구단별 MVP 배출 현황을 살펴보면 최다 우승 1~2위의 KIA와 삼성이 각각 9번의 MVP를 만들어냈다. KIA, 삼성에 이어 LG와 잠실을 함께 쓰고 있는 두산도 OB 시절부터 무려 8번의 최우수 선수를 배출했고, 한화와 키움이 각각 4회, 롯데 3회, NC 2위, 그리고 SSG와 kt, 지금은 해체된 현대가 1번씩 최고의 선수와 함께 했다. 반면, 10개 구단 중 LG만 아직 MVP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구단별 MVP 횟수 및 수상 선수. ⓒ 데일리안 스포츠

수상 가능성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1995년은 MVP 수상 논란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손꼽히는 사례 중 하나다. 당시 LG 이상훈은 좌완 최초 20승과 함께 최다 이닝, 승률 부문에서 1위를 기록했다. 단순히 클래식 지표만 보더라도 20승 5패 평균자책점 2.01은 누가 보더라도 MVP를 받아도 손색없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그해 MVP는 OB(현 두산) 김상호의 몫이었다. 김상호는 타율 0.272 25홈런 101타점을 기록, 잠실 최초 홈런왕을 업적을 세우며 MVP 투표서 510표를 획득, 400표의 이상훈을 눌렀다. 이해 MVP 투표는 여러 뒷이야기를 남겼고 LG 팬들은 아쉬움을 쏟아내야 했다.


2001년도 마찬가지다. 다승과 세이브 포인트, 승률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한 LG 신윤호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2차 투표에서 삼성 이승엽에 크게 밀리는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당시 이승엽은 홈런왕 타이틀 1개만 들고 있었는데 포수 최초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박경완을 제친 것은 물론 2차 투표서 몰표를 받은 게 결국 인지도 덕분이었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렇다면 LG의 MVP 무관의 고리는 언제 끊어질까. 가장 높은 가능성은 역시나 외국인 선수의 압도적인 활약이다. 최근 10년간 MVP를 살펴보면 2015년 테임즈, 2016년 니퍼트, 2019년 린드블럼, 2020년 로하스, 2021년 미란다, 그리고 올 시즌 페디까지 외국인 선수가 절반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즉, 외국인 선수들이 불이익을 받았던 과거와 매우 달리 성적만 뛰어나면 얼마든지 수상 가능하다는 뜻이다.


토종 선수 중에서는 올 시즌 6표를 받았던 홍창기가 기대된다. 다만 MVP 투표에서 타자가 많은 표를 받기 위해서는 거포가 아무래도 유리한데 이 부분에서 홍창기는 크게 어필할 수 없다. 하지만 홍창기가 자신의가장 큰 장점인 선구안 및 정교한 타격을 앞세워 2014년 서건창(최초 200안타)과 같이 역사적인 대기록을 만들어낸다면 LG 최초 MVP도 기대해볼 수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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