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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➀] 소멸위기지역 늘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 전지훈련팀 유치도 대안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3.10.31 11:03
수정 2023.10.31 11:11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 ⓒ 데일리안

저출산에 의한 인구 급감에 따라 지역소멸 위기에 봉착한 인구 10만 이하의 지자체들은 지역경제 유지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발굴에 혈안이 되어 있다. 가까운 나라 일본서 대성공한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한 모금(고향사랑기부금)은 인구감소 위기에 놓인 지자체에 지역소멸 대응을 위한 소중한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은 각종 규제와 홍보 부족으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의 현재 소멸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동력이 될 관광과 연계한 스포츠마케팅은 신뢰도 높은 정책으로 떠올랐다. 당장 정주인구를 늘릴 수 없으니 관계인구 확대 증가를 꾀하는 정책 방향과도 궤를 같이 한다.


가장 빠르게 효과를 체감할 수 있고, 체감하고 있는 것이 관광과 연계한 스포츠마케팅 정책이다. 해당 정책을 관통하는 것이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이다. 전지훈련팀이 지자체를 방문했을 때, 해당 지역에 장기간 체류하면서 소비가 이뤄져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분명 보탬이 된다. 지역 내 숙박업소에서 체류하며 주변 식당, 편의점, 상가 등을 이용, 관광 비수기에도 지역 경제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강원특별자치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입지적 장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산을 포함한 체육시설 인프라로 전지훈련지 ‘원픽’ 지역으로 꼽힌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자체들의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 추진 배경과 성과, 그로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더욱 치열해질 유치 경쟁 속에서의 생존 조건과 비전을 찾아 각 지자체를 돌며 취재했다.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➀] 소멸위기지역 늘어나는 강원특별자치도, 전지훈련팀 유치도 대안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②] 생존정책 스포츠마케팅에 진심인 양구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➂] '가까운 전지훈련지' 인제, 이젠 버스로도 1시간30분대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④] ‘여름에 선선’ 고원스포츠 도시 태백

[전지훈련지 원픽 강원⑤] 더 치열해지는 유치 경쟁, 생존 전략은?



강릉시 경포대에서 전지훈련 프로그램 소화하는 GS칼텍스 여자배구팀(2016년). ⓒ GS칼텍스

인구소멸과 함께 ‘지방도시 소멸’이라는 단어가 자주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인구 문제로 위기에 놓인 지방자치단체들은 지역경제 유지 및 활성화를 위한 활로로 스포츠 마케팅을 선택했다.


해외 역사에서도 해당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영국의 셰필드와 맨체스터는 1980년대 들어 지역경제를 지탱하던 주력산업인 제조업(철강, 섬유 등)의 급속한 몰락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인구 급감 위기에 놓였다. 이후 두 지역은 제조업 기반의 산업을 떠나 스포츠 마케팅 등 서비스업 중심 도시로 변모해 생존했다.


한국의 지자체들도 마케팅 수단으로써 스포츠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사업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방문객(관광객)들의 지역 내 체류 시간 증대를 이끄는 핵심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체력 및 건강 증진, 놀이 정도의 가치로 여겼던 스포츠에 대한 과거 인식을 지우고, 산업의 측면에서 잠재적 가치가 풍부한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소득증대 사업과의 연계를 위해 행정력을 쏟고 있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들은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종합대회 개최, 전지훈련팀 유치 등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A 지자체 인구정책과 관계자는 “전국 단위 대형체육 이벤트 개최나 전지훈련팀 유치를 통해 매년 상주 인구의 몇 배가 넘는 방문객을 유치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여러 사정상 매년 개최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지역에 길게 체류할 수 있는 전지훈련팀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지역에서 먹고 사는 '정주 인구'를 늘리는 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보니 일정 기간 지역에 체류하는 '생활 인구'부터 늘리겠다는 것이 소멸 우려 지자체들이 전지훈련팀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전지훈련의 사전적 의미는 신체의 적응력을 개발·향상시키기 위해 환경조건이 다른 곳으로 이동해 하는 훈련이다. 대체로 전문적인 선수를 육성하는 학교 및 프로팀, 실업팀 등이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의 기분 전환 및 체력·기술, 경기력 향상, 그리고 팀의 단합을 위해 일정기간 타 지역에서 체류하며 훈련을 실시한다.


타 지역으로 이동해서 치르는 전지훈련은 해당 지역에 장기 체류하면서 소비가 이뤄지기 때문에 지역 경제 활성화에 분명 보탬이 된다. 지역 내 숙박업소에서 체류하며 주변 식당, 편의점, 상가 등을 이용해 관광 비수기에도 지역 경제의 숨통을 트이게 한다. 따라서 각 시군은 동하계 전지훈련 기반 구축에 매진하고, 전지훈련팀 유치는 물론 훈련장 확충과 홍보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인제군. ⓒ 데일리안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자체들도 전지훈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구 150만 명을 조금 넘는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춘천, 원주 등 5개 시군을 제외한 12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11월 산업연구원이 지역 간 인구이동을 유발하는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에 기반해 개발한 ‘K-지방소멸지수’를 토대로 지방소멸 위험도를 조사한 결과, 강원특별자치도 내에서는 고성이 소멸위험지역으로 꼽혔고 화천, 정선, 평창, 양구, 삼척, 영월, 태백, 인제, 양양이 소멸우려지역에 해당됐다.


ⓒ 강원특별자치도

대규모 인원 방문을 이끄는 훌륭한 도구가 된 전지훈련팀 유치는 강원특별자치도 내 지자체들이 절대 손 놓을 수 없는 사업이다. 지원 조례를 통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강원특별자치도 화천군은 지난해 체육진흥 조례를 개정, 전지훈련단 유치에 대한 지원근거를 마련하는 등 치밀하고 발 빠르게 움직였다.


B 지자체 체육과 관계자는 “전지훈련팀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는 표현도 쓰이고 있다”며 “축구, 농구, 배구 등 프로 구단들의 전지훈련이나 유소년 전지훈련팀 유치를 선호한다. 유소년 전지훈련팀은 부모님도 동행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전지훈련 기간 숙박업소나 식당들 예약이 꽉 찬다. 그런 날이 더 늘어나고 지역 전체 넓게 분포될 수 있도록 계획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C 지자체 관광정책과 관계자도 “동계 스포츠 전지훈련단 유치는 우리 과에도 매우 큰 도움이 된다. 관광비수기 지역경제 활성화에 가장 경쟁력 있는 것이 동계 스포츠 전지훈련팀 유치다. 관광비수기를 앞두고 전지훈련 유치와 관련한 부서와의 협업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훈련팀 유치 효과를 입증했고, 체감한 만큼 전지훈련팀 유치에 나선 지자체들은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경쟁이 치열해져 전지훈련팀에 대한 지원도 한층 더 풍성해졌다. 전지훈련팀이 단체관광을 원하면 차량(버스)을 무료 제공하고, 인원 규모에 따라 숙박비도 일부 지원한다. 훈련 기간 중 부상 선수 발생 시 지역 내 병원 의료비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스포츠파크. ⓒ 태백시

치열한 경쟁 속에도 강원특별자치도를 최적의 전지훈련지로 꼽는 팀들이 많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청정한 공기로 이전부터 최적의 전지훈련장소로 꼽혔던 강원특별자치도는 수도권에서 가깝다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 KTX 및 제2영동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접근성이 확연히 개선됐다. 멀게만 느껴졌던 양구~인제도 고속버스(동서울터미널 기준)를 타고 이동해도 2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2027년에는 동서고속화철도도 개통될 예정이다.


산·바다·호수가 어우러진 자연경관과 연중기온 변화가 적고 따뜻한 특성을 지닌 해양성 기후, 쾌적하고 청정한 자연환경, 전국 최상위 수준을 자랑하는 공기 중 산소 농도(23%), 태백산맥과 동해바다 영향으로 겨울철 상대적으로 온난한 동해안 기후, 고산 지대로 한여름에도 선선한 기후,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고 여름이 짧아 최적의 전지훈련지로 각광받고 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산 등 다양한 스포츠시설 인프라 및 숙박시설, 편의시설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 ⓒ 강원특별자치도

인구 감소로 인해 소멸위기지역이 늘어나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는 전지훈련단 유치에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에서 관광 비수기에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전지훈련팀 유치 사업에 행정력을 더 쏟을 계획이다. 선수단 유치를 위한 관리체계 구축, 마케팅 추진, 시설인프라 활용방안, 인센티브 제공 등 전지훈련 종합계획을 정교하면서도 차별화된 내용으로 수립해야 한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매년 전지훈련을 위해 강원특별자치도를 찾아오는 선수단은 지역경제에 단비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체육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하는 한편,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더 많은 전지훈련팀이 우리 도를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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