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 박광온과는 다르다…윤재옥과의 '케미' 어떨까 [홍익표 당선 ④]
입력 2023.09.27 06:00
수정 2023.09.27 11:59
'친명' 홍익표, 그러나 계파색 옅고 합리적 성품
주류 인사…윤재옥과 협상안 당내 잘 소화할 수도
윤재옥 "월요일 정례 오찬, 새 원대와 이어갈 것"
여권서는 '강성 친명' 정청래와 洪관계 더 주목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카운터파트가 더불어민주당의 '비명(비이재명)계' 박광온 전 원내대표에서 '친명(친이재명)' 홍익표 원내대표로 교체됐다. 거대 양당 대치가 격화하는 가운데서도 당내 온건파인 '윤재옥·박광온' 팀은 매주 월요일마다 비공개 오찬을 하는 등 활발한 소통을 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윤 원내대표는 친명 홍 신임 원내대표를 상대해야 한다. '합리적 의회주의자'를 표방했던 박 전 원내대표와 비교해, 소통·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홍 원내대표가 계파색이 옅어 당내 통합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윤 원내대표와의 사이도 원만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홍 원내대표가 당내 주류인 친명계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만큼, 원내대표간 협상을 통해 도출된 안이 여야 양당에서 받아들여지기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출 직전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누가 되든 간에 민주당 상황이 여러 가지로 복잡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국민을 보고 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21대 마지막 정기국회에서 민생을 돌보고 생산성 있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같이 한다면, 국민 기대에 맞게 협상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 원내대표와도 박광온 원내대표와 가졌던 월요 비공개 정례 오찬을 이어갈 것인지를 묻는 질문엔 "그렇게 하겠다"며 "어느 분이 되든 자주 만나서 소통하고 여러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 서로 협상하고 대화하고 타협하는 노력들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선거에서 당선된 홍 원내대표도 화답했다. 홍 원내대표는 "정기국회에서 우리 당은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반대할 것은 반대하겠다"면서 "원칙과 기준하에 입장을 정하고 파트너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도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3선의 두 원내대표는 19대 운영위원회·예결위원회와 20대 행안위원회에서 함께 활동한 적은 있지만, 협상테이블에서 만난 적은 없다. 따라서 두 사람 '케미'는 실제 만남이 이뤄지고 난 후에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홍 원내대표가 '친명'이라고는 하지만, 윤 원내대표와 사이에서 협상만 잘 된다면 당내 주류로서 협상안이 관철되는데는 유리할 것"이라며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강성파 원내대표라고 해서 특별히 더 힘들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온건한 성향의 '윤재옥·박광온' 팀이 두 사람 사이에서 합의하고도 양당 내부를 설득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점 등을 상기한 것이다. 윤 원내대표도 자신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박 원내대표와 관계는 무척 좋지만, 민주당 벽은 넘기 어려웠다"고 토로한 바 있다. 국민의힘과 비교해 당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민주당이 더 복잡하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홍 원내대표가 지난 2013년 원내대변인 시절의 '귀태' 발언 등으로 강성 이미지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민주당 내 손꼽히는 합리적인 인물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홍 원내대표는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후보자 중 가장 온건하고 합리적인 성품을 가진 인물로서, 세 명의 후보들 중 가장 반겼던 인물"이라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와 '강성 친명계' 정청래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의 관계를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홍 원내대표가 정 수석최고위원에게 '끌려갈 것이냐' 혹은 정 수석최고위원을 '끌고갈 것이냐'에 따라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에 온도차가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