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묘소는 어딘가"…尹, 박민식 부친 묘소 찾은 이유는
입력 2023.06.06 16:56
수정 2023.06.06 16:56
현충일 추념식 후 대통령으로선 42년 만에 '제3묘역' 방문
故 박순유 중령 묘소 참배…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 찾아
대통령실 "다른 국가유공자들에 비해 소외됐던 측면 있어
세계적인 안보 위기 맞물려 경각심 가져야 한다는 의미도"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일 추념식 공식 행사를 마치고 예정에 없던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했다.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이 있는 제3묘역은 1981년 6월 조성됐고, 대통령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42년 만에 처음이라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념식 후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에게 "베트남전 (전사자 묘역을) 한번 갔다 가야 하지 않나"라며 "아버님 묘소는 어딘가"라고 물었다.
박 장관의 부친은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故) 박순유 육군 중령으로,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박 장관의 안내를 받아 묘소를 참배하며 박 장관 모친 등 가족을 만나 위로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고 박용재 육군대위의 묘소도 찾아 참배했다. 박 대위는 전사 당시 미혼으로 후손이 남아있지 않았지만, 당시 같은 소대원 16명이 40년 동안 한 해도 빠지지 않고 박 대위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이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대단하다"며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을 찾아 고 이상현 해병 상병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 상병은 1972년 진해에서 초소근무 중 무장공비와의 전투에서 전사했다.
윤 대통령은 사병들 묘역도 돌아보며 참배 온 유족들에게 "전사한 영웅들과 좋은 말씀 많이 나누시라", "대한민국의 자유와 번영은 전사하신 분들의 피 묻은 전투복 위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에 유족들은 "살다 보니 이런 날이 오네요"라며 감사를 표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베트남전 및 대간첩 작전 전사자 묘역 방문과 관련해 "국가를 위해 희생을 했지만, 베트남전 참전용사들, 베트남전 전사자분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국가유공자들에 비해서 우리 사회에서 조금은 소외됐던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최근의 세계적인 안보, 경제 위기 등과 맞물려 간첩, 보안, 안보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가져야 되지 않겠느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당선 전에도 베트남전 전사자 묘역, 대간첩작전 전사자 묘역을 방문하신 적 있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