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오기만 하면…" 재소자들 잔뜩 벼르고 있는 女사기꾼
입력 2023.05.29 18:56
수정 2023.05.29 18:57
미국 실리콘밸리 역사상 최대 사기극을 벌인 바이오벤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39)가 교도소에 곧 수감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재소자들이 커다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홈스 전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30일 텍사스주 휴스턴 북서쪽에 위치한 브라이언 연방수용소(FPC)에 수감된다. 그는 지난해 11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1년 3개월을 선고받았으나 임신 중이라는 이유로 바로 수감 되지 않았다.
홈스가 들어갈 브라이언 FPC는 여성 전용 시설로 화이트칼라 범죄자, 경미한 마약 사범, 불법 이민자 등을 주로 수용하는 곳이다.
현재 여성 재소자 655명이 복역 중으로, 재소자나 교도관의 폭력 사건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에 따르면 최근 수용소 도서관에는 테라노스의 사기극을 다룬 책 '배드 블러드'가 비치됐다. 이 때문에 곧 투옥될 홈스에 대한 재소자들의 기대가 높아진 것.
한 재소자는 "어떤 사람들은 '그와 친구가 되고 싶다'는 태도를 보인다"면서 "하지만 '그만한 돈을 챙기고도 그 정도 형량밖에 받지 않았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교도관들도 홈스의 투옥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한 교도관이 최근 동료들과 대화에서 "홈스에게 냄비를 깨끗이 닦으라고 명령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이언 교도소에서는 새로운 수감자들이 90일 동안 교도소 식당에서 일하는 전통이 있는데 가장 힘든 일 중 하나라고 한다.
다만 홈스는 사기죄를 저질러 미 연방교정국(BOP)이 운영하는 콜센터 텔레마케터 업무에서는 배제된다.
수감 기간에도 홈스는 매주 주말 22개월 아들과 갓난아기인 딸을 만날 수 있다. 미 연방교정국(BOP) 규정에 따르면 10세 미만 어린이는 재소자인 부모의 무릎 위에 앉을 수 있고, 여성 재소자의 모유 수유도 허용된다.
앞서 홈스는 손가락에서 채취한 혈액 몇 방울만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한때 실리콘밸리 스타로 떠올랐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연상시키는 검은 터틀넥 셔츠를 즐겨 입어 '여자 잡스'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진단 기술이 결국 거짓으로 드러나면서 추락했다.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주 배심원단으로부터 사기와 공모 등의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