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尹·바이든 화형식'으로 청년 사상 고취
입력 2023.05.03 11:13
수정 2023.05.04 16:20
화형식 사진 공개는 안해
한미 워싱턴 선언 겨냥해
"적대감 골수까지 들어차"
한국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서의 공조 의지를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은 비판적 견해를 피력하며 내부 여론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의 사상 이완에 경각심을 가져온 북한 당국이 한미 밀착 흐름을 역이용해 내부 결속 소재로 활용하는 모양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3일 '극악한 핵전쟁 광신자, 매국배족의 무리들을 모조리 박멸하자'는 제목의 기사에서 "반공화국 핵전쟁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은 희세의 깡패국가, 악의 제국 미국과 동족대결에 환장한 괴뢰 역적패당을 단호히 징벌하기 위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 모임이 전날 (황해남도)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해당 모임에는 문철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 박태섭 황해남도당위원회 비서를 비롯해 관계부문 및 청년동맹 일꾼들(간부들)과 청년학생들이 참가했다.
청년들은 결의토론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가장 적대적이고 침략적이며 굴욕적인 대미 굴종행각, 핵전쟁 행각"으로 규정하고 "상전(미국)과 특등주구(한국)가 고안해낸 모략 문서들은 철두철미 우리에 대한 적대감이 골수까지 들어찬 자들의 범죄적인 야망의 산물"이라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발표된 워싱턴 선언이 대북 억지력 강화를 강조한 데 대해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청년들은 "날로 무분별해지는 미제와 괴뢰들의 적대적 흉심과 대조선 압살책동으로 인하여 조성된 오늘의 준엄한 정세는 우리 당과 국가가 취하고 있는 핵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방력 강화 조치들이 얼마나 정당한가를 뚜렷이 실증해주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삶과 행복, 미래를 찬탈하려는 원수놈들을 무자비하게 박멸하고야말 멸적의 의지"를 강조했다.
국제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신무기 개발 정당성과 확고한 대적관을 북한 당국이 청년세대에게 주입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청년들은 한미 정상을 겨냥한 화형식을 통해 멸적 의지를 부각했다.
통신은 "천백배의 보복 의지를 만장약한 모임 참가자들이 가증스러운 적들에게 죽음을 안기는 심정으로 침략자, 도발자들의 허수아비를 불살라버리는 화형식을 단행했다"며 "불을 즐기는 자들이 갈 곳은 제가 지른 불 속이라는 것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늙다리 전쟁괴수와 특등하수인인 괴뢰역도의 추악한 몰골들이 잿가루로 화할수록 징벌의 열기는 더더욱 가열되었다"고 전했다.
앞서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늙은이'로 칭한 바 있는 만큼, 한미 정상을 가정한 허수아비를 불태운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매체들은 논란을 예상한 듯 화형식 관련 사진은 공개하지 않았다.
통신은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모임이 당중앙의 두리(둘레)에 일심의 성벽, 천겹만겹의 방탄벽을 이루고 조국과 혁명보위의 최전방에서 조선청년의 슬기와 용맹을 남김없이 떨치며 반제반미 대결전의 승전포성을 온 세상에 울려갈 전체 청년전위들의 피 끓는 애국열의와 멸적의 기개를 힘 있게 과시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