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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 끌어낸 할머니 지구대 다시 오자…경찰 "CCTV 보려면 수백만원"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3.01.31 10:07
수정 2023.01.31 15:35

영하권의 강추위에 몸을 잠시 녹이고자 부산의 한 지구대에 찾아온 70대 할머니를 내쫓은 경찰이 사건 이후 CCTV를 보여달라는 할머니의 요구에 "최대 수백만원이 든다"며 논란을 축소하려고 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또다시 공분을 사고 있다.


ⓒMBN

30일 MBN에 따르면 70대 할머니 A씨는 자신을 쫓아냈던 부산동부경찰서 소속 모 지구대를 찾아 CCTV 정보공개청구를 하자 모자이크 처리 비용 등 수백만원이 든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A씨는 경찰이 큰 금액을 언급하며 자신에게 부담을 갖게 해 정보공개청구를 포기하도록 회유한 것처럼 느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A씨는 자정 무렵 부산 동부경찰서 소속 한 지구대를 찾았으나 당시 근무 중이던 직원들에 의해 쫓겨났다. A씨는 부산역에서 타지역으로 귀가하는 마지막 기차를 놓친 뒤 갈 곳이 없고 날씨가 추워지자 인근 지구대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구대에서 40여 분간 머무를 수 있었지만 쫓겨났다. A씨를 끌어낸 경찰은 이후 지구대 문을 걸어 잠그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씨는 다른 경찰서를 찾아가 추위를 피한 뒤 첫차를 타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직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냈다.


그리고 사건 발생 며칠 뒤 A씨는 해당 지구대를 방문해 당시 일을 문제 삼기 위해 경찰 측에 폐쇄회로(CC)TV영상을 요구했다.


A씨는 "(경찰이) '모자이크를 한다'고 해서 모자이크가 뭐예요? 그랬더니 (CCTV에 찍힌 사람 얼굴) 그걸 다 지워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면 몇백만원 든다고 (하더라). 늙은이가 이거 되겠나 싶어서 포기했다"고 MBN에 말했다.


CCTV확인을 포기했던 A씨는 모자이크 전문업체에 비용을 알아봤다. A씨가 지구대서 쫓겨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은 45분 정도였는데, 견적은 수백만원이 아니라 30만원 이하였다고. 실제 경찰이 언급한 비용보다 훨씬 적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오해라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1에 따르면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정보공개 청구 요구에 따라 모자이크 업체를 알아보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한 결과 시간당 60만원으로 파악됐다. A씨가 나온CCTV영상이 5개여서 최대 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올 수 있다고 안내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모자이크 처리 업체가 지구대를 방문, A씨의 모자이크 비용을 아껴드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도 했다. A씨는 5개 영상을 하나로 묶는 등의 방법으로 비용을 아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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