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홍준표도 경남FC 후원 받았다는데 왜 나만..." vs 검찰 "핵심은 '대가성'"
입력 2023.01.12 10:34
수정 2023.01.12 10:37
이재명 "홍준표, 관내 기업에 경남FC 후원 요청…수억원씩 후원 받아 홍보" 주장
홍준표 "이재명, 수백억원 대가성 뇌물 받은 것…내가 모금한 성금은 순수한 지원금"
검찰, 경남FC 후원금은 '조건 없는 것'으로 파악…"부정한 청탁·대가 없다면 정당한 후원"
이재명 혐의, 유죄 인정될 경우 10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징역…사전 구속영장 청구 신중 검토中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 소환조사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사례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도 경남도지사 재직 당시 관내 기업들이 경남FC에 후원하도록 했는데, '왜 나만 문제 삼느냐'는 취지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제3자 뇌물제공 혐의로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에 출석해 조사받는 과정에서 7개 항목으로 구성된 6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이 진술서 다섯 번째 항목('정당하고 필요한 업무')에서 "자치단체장들은 관내 기업·단체·기관·독지가를 상대로 기부나 후원을 유치하려고 노력한다"며 "경남FC를 보유한 홍준표 경남지사는 관내 기업들에 후원(무상)을 요청해 수억원씩 후원받아 이를 홍보했다"고 주장했다. 인천 유나이티드를 보유한 인천시장도 같은 사례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2017년 10월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경남FC 발전을 위한 후원 잇따라… 넥센 회장과 현대위아 대표가 홍준표 구단주에게 경남FC 발전후원기금 기부'라는 글과 함께, 홍 전 경남지사가 경남FC 구단주로서 후원금을 받는 사진을 올린 바 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이재명 전 성남시장은 수백억원의 대가성이 있는 뇌물을 받았고, 내가 모금한 그 성금은 전혀 대가성이 없는 순수한 지원금"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경남FC 후원금에도 대가성 등이 있어 불법이라는 것을 이 대표가 알고 있다면, 고발해서 함께 처벌받도록 하는 게 맞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 측은 경남FC가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후원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고 파악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부정한 청탁과 대가 관계가 없다면 정당한 후원"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또 김경수 전 경남지사 역시 경남FC 후원금 모금 전력이 있는 점을 들어 "이 대표가 홍 시장을 고발한다면, 김 전 지사도 함께 (고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후원금을 낸 기업을 다 문제 삼는 게 아니다"라며 "후원금을 내고 현안을 해결해 대가성이 명백한 기업만 추려 조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적용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10년 이상 징역 또는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사전 구속영장 청구를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 다음 날인 11일 지역구인 인천을 방문해 "주권자를 위한 성실한 노력을 범죄로 둔갑시키는 검찰 폭력 조작 왜곡 시도에 굴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