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유동규 "김용에 건넨 돈, 이재명 경선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알아“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입력 2022.10.28 19:17 수정 2022.10.28 19:22

'석방 후 3번째 재판' 유동규 "검찰 소환조사 응할 것, 내 혐의 직접 소명할 것"

"김용, 함구하는 이유" 묻자…"조사받으면, 일단 도망가라는 말 있어"

김용에게 돈 건넬 때 사용된 종이상자 두고선…"어떻게 상자만 안 받겠나"

“정치적 발언, 자제할 것…공정하게 재판 및 수사 이뤄지리라 생각"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10월 구속됐다가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건넨 돈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 자금으로 쓰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구속 석방 뒤 3번째로 열린 대장동 재판에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의 입에 여느 때보다 관심이 몰렸지만, 민감한 사안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자제했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 전 직무대리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와 5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공사 투자사업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에 대한 60차 공판을 열었다.


공판이 끝난 후 유 전 본부장은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넬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자금으로 쓰일 것을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은 "김 부원장에게 건넸던 종이상자가 본인 쪽에서 나온 게 맞느냐"는 질문엔 "전달받은 상자다"며 짧게 답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앞서 오후 4시경 휴정시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 전 본부장은 "조사받는 게 많다. 위례 사건 관련해서는 피의자 신분이기도 하다. 재판을 받고 있다 보니 말하는 게 굉장히 조심스럽다"며 취재진의 질의에 대한 언급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유 전 본부장은 '불법 대선자금 의혹' 수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함구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생각을 묻자,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검찰 조사를 받으면 "'일단 도망가라'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 도망가고, 잡히면 부인하고, 백을 쓰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법조계 은어를 김 부원장의 현 상황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남 변호사와 유 전 본부장을 걸쳐 김 부원장에게 자금이 전달될 때 사용된 종이상자와 돈 가방을 검찰이 확보했다는 소식과 관련해서는 "돈을 주는데 종이 상자까지 (받는 사람이) 다 가져가지. 어떻게 종이 상자만 반납하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은 "검찰도 증거를 제시해야 하고, (김 부원장은) 자기가 아니라는 걸 입증해야 한다. 난 김 부원장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니다"며 "나는 있는 그대로 갈 것이다. '감추지 않고 갈 것'이라는게 내 뜻"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유 전 본부장은 검찰에 제출한 증거와 관련해서 "내 혐의는 직접 소명할 것"이라며 "김 부원장은 알아서 소명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다만, 유 전 본부장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수감되어 있을 때 민주당이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으로부터 접견 오거나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저는 정치에 관심 없다. 그런 얘기는 하지 않겠다"며 "검찰이나 변호인 그리고 판사님이 계시니 공정하게 재판이나 수사가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텔레그램 방이 여러 개 있다고 했는데, 언론에 언급된 인사 외에 다른 사람들이 더 있느냐'는 질문에도 "정치적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차피 나중에 법정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유 전 본부장은 이날 오전 7시경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으며 자택을 나섰다. 그는 '지난해 2월 김만배 씨에게 거액의 돈을 요구한 사실이 있느냐' '김 씨에게 돈을 요구한 것이 대선 경선 예비자금 때문이었느냐'는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일절 하지 않았다.


이후 유 전 본부장은 9시 38분쯤 법원에 출석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가 대장동 사업 실제 결정권자였던 게 맞는가' '텔레그램 정무방에서 경선 자금을 논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전공판이 끝난 뒤 유 전 본부장은 점심을 먹기 위해 이동했다. 식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 전 본부장은 "몸이 많이 안 좋다"며 현 상태를 설명할 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태준 기자 (you1st@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