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입 다물고 있지만…"유동규·남욱·정민용 진술 일치해 검찰 혐의 입증할 것"
입력 2022.10.27 05:06
수정 2022.10.27 05:06
김용, 일체의 진술 거부하며 진술거부권 행사中…유동규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 향방 가를 듯
검찰, 김용 진술 거부해도 충분히 혐의 입증 자신…공범들의 진술 일치하고 뒷받침할 물증도 확보
법조계 "피의자나 피고인의 진술 거부, 향후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
"이재명까지 수사 연장되려면…김용이 유동규로부터 돈 받은 이유나 사용처 밝혀야"
검찰이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구속했지만, 김 부원장이 일체의 진술을 거부하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는 "김 부원장이 입을 다물고 있더라도 유동규, 남욱, 정민용 등 이 사건 공범들의 진술이 일치하고 번복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향후 김 부원장의 재판에서는 유동규 전 본부장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재판부가 공여자 진술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리려면, 공여자의 진술에 증거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재판부가 공여자의 진술이 거짓이라거나 수수자가 무죄라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만큼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구속된 김 부원장 사건 역시 일반적인 정치자금법 사건과 비슷한 양상을 띈다. 우선 유 전 본부장이 김 부원장에게 돈을 건넨 직접적인 증거는 남아있다. 또 6억원 가량의 뒷돈이 현금으로 전달됐기 때문에 사용처 추적도 어렵다. 전달 장소 역시 차 안과 같은 제3자가 없을 가능성이 큰 기밀한 공간이 지목된다.
돈을 전달 받은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자 이 사건 핵심은 김 부원장은 진술 거부권을 행사 중이라고 알려졌다. 김 부원장 측 변호인은 "우리가 알기론 유동규 진술 외엔 증거가 없다"며 "돈을 받지 않았다는 입장에서 진술하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부원장이 진술 거부권을 행사함에도 혐의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본다. 금품의 최종 전달자인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유 전 본부장의 '자금원'이었던 남욱 변호사와 전달자 역할을 한 정민용 변호사의 진술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들의 진술을 입증할 주변 증거도 확보했다. 남 변호사 측에서 유 전 본부장에게 돈이 전달된 시기와 장소를 기록한 메모 및 해당 장소를 드나든 관련자의 차량 출입 내역 등의 물증도 확보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공범인 유 전 본부장 등의 진술이 지금처럼 일관되고, 이들의 진술을 뒷받침할 물증까지 있다면 김 부원장의 혐의 입증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소정 변호사는 "김 부원장이 입을 다물고 있더라도 유동규, 남욱, 정민용 등 이 사건 공범들의 진술이 일치하고 번복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혐의를 입증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며 "특히, 피의자나 피고인이 진술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향후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변호사는 김 부원장이 진술을 거부할 경우, 불법 정치자금 혐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까지 이어지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까지 검찰 조사로는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 등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신빙성이 성립된다"면서도 "하지만 이 대표 수사까지 연장되려면 김 부원장이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이유나 사용처를 밝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다른 공범(유 전 본부장 등)들이 '이 대표 요청으로 김 부원장이 돈을 받았다' 등의 진술을 하면 검찰 수사가 이 대표 쪽으로도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