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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OTT와 다른 극장 경험”… 특수관 인기 뒤 따라오는 우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2.07.06 08:52
수정 2022.07.06 08:52

'탑건: 매버릭' 글로벌 수익 10억 달러 돌파

아이맥스·4DX, 스크린엑스 입소문

2022년 엔데믹에 접어들며 극장가가 빠르게 체력을 회복하고 있다. 그리고 이 중심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블록버스터가 주도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이 일상화되자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는 OTT의 영향력이 커지던 때도 영화인들은 영화를 보기에 최적화된 시스템이 갖춰진 극장에서의 경험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은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서 기차가 달린 뒤로 수백년 동안 이 지구상에서 영화는, 시네마는 단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개막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믿음과 신념은 엔데믹이 시작되자 수치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국 박스오피스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약 9억 5146만 달러의 글로벌 수익을 거뒀다. 국내 박스오피스 정상을 비행 중인 '탑건: 메버릭'은 11억 1597만 달러로 톰 크루즈 필모그래피 사상 최초로 수익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 세계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두 작품의 공통점은 OTT로는 대체 되지 않는 일명 '극장용' 영화라는 점이다. '탑건: 매버릭'은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인만큼 아이맥스 스크린에서 관람한다면 더 큰 영화적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에 관객들은 조금 더 비싼 요금을 지불해서라도 아이맥스, 스크린엑스, 4DX, 돌비시네마관을 찾아간다.


한동안 OTT와 유튜브를 통해 '영화적 경험' 보다는, '스토리 위주'로 영화를 관람하던 사람들의 발길을 돌리게 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22일 개봉해 14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는 '탑건: 매버릭'은 7월 5일 오후 용산 아이파크몰 CGV점에서 특수관은 전석 매진 혹은 매진에 가까운 상황이지만, 일반 상영관은 자리가 많이 남아 있었다.


CGV 관계자는 "'탑건: 매버릭'의 경우 지난 주말 4DX 티켓판매율이 88%로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특별관에서 보면 훨씬 더 실감나게 볼 수 있다는 입소문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라고 밝혔다.


CGV는 7월 중으로 압구정, 청주 서문, 동탄에 신규 아이맥스관을 오픈할 예정이다. 특수관 형식에 투자해야한다는 시각은 해외에서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부분이다.


지난달 2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씨네유럽 컨퍼런스에서 파라마운틴은 프레젠테이션에서 "'탑건: 매버릭'의 엄청난 성공에서 보았듯이 프리미엄 극장 형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4DX, Screen X, IMAX, Dolby, ICE 및 자체 프리미엄 대형 스크린은 전체 박스 오피스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어느 때보다도 이러한 고품질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집에서 보는 것과 극장 경험을 명확하게 구분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산업으로서 우리에게 계속해서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수요는 분명하지만 블록버스터만으로는 업계가 살아날 수 없다. 다양한 관객을 불러들이기 위해서는 드라마, 코미디, 가족 영화, 로맨스 등의 장르의 부활도 격려해야 한다. 또한 자칫 '영화적 경험'을 특수관에서만 느낄 수 있다는 인식으로 인해 일반관이 외면당할 우려도 존재한다. 특수관의 경험만 강조되다보면 일반관은 그저 OTT보다 큰 화면 정도로만 느껴질 수도 있다. 특수관의 부흥이 영화계에 반가운 바람을 불고 왔지만, 장르별로 극장용과 OTT용이 나뉠 수 있는 여지도 고민해봐야 할 시기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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