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창용 “한미 내외 금리차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라…상황 종합적 고려”
입력 2022.06.21 11:57
수정 2022.06.21 12:00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 점검 기자간담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 상황점검’ 기자간담회서 최근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한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어떤 수준이 바람직한 것인지는 이론도 없고, 말씀드리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만의 쏠림 현상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개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미 내달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장 우려에 대해 “현재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며 “내외 금리차 자체에 매달리지 않고, 종합적인 상황을 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요지.
▲환율이 1300원 가까이 도달했는데 외환시장 상황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환율에 관해서는 어떤 수준이 바람직한지는 이론도 없고 또 말씀드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환율이 국내만 움직이는지, 전 세계 다른 화폐의 가치와 같이 움직이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만약 우리만의 원인으로 쏠린 현상이 일어난다면 당연히 개입할 이유가 있다.
환율은 미국의 의사 결정이고, 세계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걸 보고 결정해야 된다. 또 금리-환율간의 관계나 성장과의 관계 등 이 콤비네이션 조합을 어떻게 가져갈지가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어느 한 변수만 보고 통화 정책을 결정한 것은 아니다.
▲물가안정을 위해 내외 금리차가 어느 정도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봐도 되나.
-금리차 자체가 미치는 영향은 경제 상황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다. 과거 사례는 글로벌 유동성이 굉장히 풍부했던 때의 내외금리 차고, 지금은 미국이 긴축 통화 정책으로 돌아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올라가고 다른 나라가 따라가는 상황이다. 과거의 경험이 반드시 지금 상황하고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75~100bp라는 숫자에 꼭 얽매일 필요는 없다. 다만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우리와 금리차가 크게 벌어지면 환율, 자본 유출에 미치는 영향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새로운 발표와 새로운 정보가 국제금융시장, 국내 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자료를 살펴 보고 판단해야 한다. 금리 차 자체에 매달리는 상황은 아니다.
▲시장에서 보는 연말 기준금리 전망이 2.75~3%인데, 이런 전망이 합리적인가.
-지난 5월 금통위 발표 후에 새로운 정보가 있었냐고 하면 확실하게 FOMC의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유가가 당시 예상보다 높아진 것이 새로운 정보다. 다만 예상했던 것에서 국내 상황은 크게 변화가 없는 듯 하다.
그런데 해외 요인의 변화가 있다. 국제 금융시장이나 유가 이런 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현재 굉장히 불완전한 상황이다. 예를 들어 유가도 많이 올라가다가 FOMC 발표 이후 이틀 뒤에 6%대로 떨어지고 다시 변동하고 있다. 현재 상황은 FOMC의 결정 이후에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기간이라고 본다.
이 상태에서 금리를 생각했던 것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또 우리가 생각하는 물가 수준이 5% 중반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한 것과 6%인지에 대해 예단하기는 이르다. 금통위가 아직 3주 시간이 있기어 그 사이 새로운 정보를 보고 문제를 결정해야 한다.
▲포워드 가이던스 차원에서 6월 물가가 5% 후반에서 6%가 될 경우 빅스텝 가능성은.
소비자물가가 6%가 넘어가면 빅스텝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전제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이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 물가가 올라갔을 때 그것이 우리 경기에 미치는 영향과 이를 통해서 환율에 주는 영향 등을 고려해야 한다. 또 우리는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기 때문에 여러 가계의 이자 부담 비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가 오름 상승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이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 정책과 정책을 운용해야 된다. 이것은 변함없는 포드 가이던스다.
▲물가와 성장 간 상충관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시사하는 건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여러 견해가 존재한다. 5월 금통위 때보다 물가는 좀 더 올라가는 쪽으로 위험도가 높아졌다. 성장률은 미국이 금리를 빨리 올리면서 미국 경기도 빠르게 나빠질 가능성이 있고, 중국 상황도 예상한 것보다 나빠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
경기는 하방 위험, 인플레이션은 상방 위험이 커진 상태다. 그래도 현 상태에서 경기를 파악하기에는 보통 잠재성장률 생각하는 2%보다는 올해 성장률이 2% 이상 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5월 소비자물가 최고치였는데 이달은 훨씬 상회한 6% 내외로 봐도 되나.
-지난 통방 이후 유가가 상승했고, 국내로 전파되는 속도를 볼 때 6~7월에는 5월 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6%를 넘어가느냐는 확신하기 어렵고 7월 초 새 물가자료가 나올 때 그 근처에 가면 여러 자료를 통해 확실한 견해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5월에 생각한 물가상승률보다는 올라갈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중립금리 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물가상승세가 꺾인다고 보나. 물가 정점은 언제인가.
-중립금리라는 콘셉트 자체가 애매하다. 지금 단계에서는 우리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일단 중립금리까지 가고, 물가가 계속 지속적으로 올라간다고 하면 중립금리까지 가고 그 상황에서 여러 변수를 보고 판단한다는 것에는 변화가 없다.
물가는 2분기 말이나 3분기 초에 정점을 이루고, 빠르지 않지만 완만하게 하락하는 추세로 예상했다. 미국 인플레이션도 그렇게 그런 패턴을 보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번에 8.3%에서 8.6%을 찍었다. 또 유가도 100달러 정도에서 더 안정될 것으로 봤는데, 최근 120선까지 올라갔다가 변동하는 모습이다. 물가 측면에서는 더 지속될 가능성으로 최악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아직 선물 시장 가격을 보면 몇 개월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높은 수준이다. 미래 선물 시장을 보면 아직도 그 픽이 3/4분기 정도에 정점을 이룰 거라는 것이 견해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그렇게 보고 있다. 다만 전쟁 장기화 등 여러 가지 불확실성은 아직도 큰 상태다.
▲중립금리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도 나오는데.
한국은행 연구 자료라든지 학계에 있는 자료 보시면은 여러 문헌을 이미 찾을 수 있으실 겁니다. 중립금리는 하나의 지표다. 중립금리를 계산할 때는 학술적이지만 장기 인플레이션을 기본적으로 전제로 계산한다.
시장을 무시하는 발언은 아니지만 학계에 있거나 통화 정책을 하는 사람들은 알아서 적절히 사용하는데 경제 전문가가 아닌 사람한테 말하면 불필요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중립금리에 관해서는 많은 나라처럼 한국은행 직원이나 학계에서 발표하는 연구 논문 통해서 시사하더라도 직접 명시적으로 발표하는 건 불가피한 오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본다.
▲추경호 총리가 복합 위기라고 언급했는데 시장에서는 복합위기도 금융위기가 함께 오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선 이 요인이 국내 요인뿐만 아니라 우리가 컨트롤할 수 없는 여러 해외 요인도 많이 복합적으로 생기고 있다. 두 번째는 물가가 올라가고 있지만 이 물가가 올라가면서 추가적으로 생길 수 있는 문제. 예를 들면 다른 경기 침체의 위험도 같이 커지고 있고 우리나라는 변동금리로 채권 부채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물가를 제외하기 위해서 금리가 올라갈 때 이자 지급 부담이 커져서 취약계층이나 소득 불평등 등의 문제도 같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장기적으로 계속될 경우에 가계부채가 크다. 위기가 지금 온다는 건 아니지만 금융 안정에 주는 영향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한 기관, 즉 한국은행, 기재부, 금융당국 등이 금리와 재정정책 등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없는 복합적인 상황에서는 정책 조합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로 이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