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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 퍼펙트 게임’ 일리 있는 폰트 교체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2.04.03 08:36
수정 2022.04.04 07:51

9회까지 무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기록

투구수 104개, 컨디션 고려해 10회 등판 무산

폰트. ⓒ SSG 랜더스

KBO리그 40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대기록인 ‘퍼펙트 게임’이 아쉽게 무산됐다.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폰트는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개막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무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폰트가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NC의 타자들은 단 1명도 베이스를 밟지 못했다. 즉, 퍼펙트 게임의 요건을 충족시킨 폰트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폰트의 대기록은 퍼펙트 게임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경기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SSG 타자들 역시 이날 경기서 빈공에 시달렸고 9회까지 득점을 만들지 못해 폰트를 지원해주지 못했다.


폰트는 9회까지 104개의 투구수를 기록했다. 마침 SSG 타자들이 연장 10회 점수를 뽑아냈고 폰트가 곧바로 이어진 10회말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하면 퍼펙트 게임이 완성될 수 있었다. 그러나 폰트의 등판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김원형 감독. ⓒ SSG 랜더스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폰트의 10회 등판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9회말 종료 후 투구수가 104개였던 것을 고려해 투수를 교체했다”라고 설명했다. 폰트 역시 대기록 무산을 아쉬워했지만 개막 초반 컨디션을 고려해 김 감독 뜻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가 개막전인 것을 감안해야 한다.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선발 투수들은 시즌 개막 후 1~2경기 정도 워밍업의 시간을 갖는다. 시범경기에서 충분히 몸을 풀지만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질 컨디션이 아직 아니라고 판단하는 셈이다.


실제로 폰트도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지난달 27일)서 77개의 공을 던졌다. 즉, 9회까지 던졌던 104개의 투구수가 이미 한계였다는 점이다.


아무리 그래도 대기록 달성을 위해 ‘조금의 무리’를 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퍼펙트 게임이라는 기록의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칫 무리를 했다간 시즌 전체를 망쳐버릴 수도 있는 것이 바로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이다. 과거에도 이와 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지금까지 노히터를 달성했던 외국인 투수는 2014년 찰리 쉬렉, 2015년 유네스키 마야, 2016년 마이클 보우덴, 2019년 덱 맥과이어 등 모두 4명이다. 그리고 이들 모두 노히터 달성 후 급격한 부진에 빠졌고 방출 수순으로까지 이어졌다. 대기록 달성을 위해 무리했기 때문이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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