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등판=승리’ 공식 깨진 한화, 불펜 방화로 5연패 수렁
입력 2026.06.17 23:03
수정 2026.06.17 23:03
류현진 6이닝 2실점(1자책점) 투구로 제 역할
7회말 동점 허용한 불펜, 결국 9회말 끝내기 허용
류현진. ⓒ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고, 타선이 홈런 3방을 가동하며 화력을 내뿜었지만 불펜 방화 잔혹사 앞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한화 이글스는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정규리그 원정경기서 경기 초반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회말 끝내기 점수를 허용하며 4-5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패배로 5연패의 늪에 빠진 한화는 시즌 전적 32승 1무 33패를 기록, 5할 승률을 지켜내지 못하며 무너졌다. 무엇보다 ‘류현진 등판=승리’라는 공식을 지켜내지 못해 팀이 받은 타격도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반면, 안방에서 집중력을 발휘한 NC 다이노스는 2연승을 질주하며 위닝시리즈를 조기에 확정 지었다. 시즌 30승(1무 34패) 고지를 밟은 NC는 단숨에 한화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좁히며 중위권 싸움의 판도를 더욱 안개 속으로 밀어 넣었다.
경기 초반 흐름만 놓고 보면 한화의 완승 페이스였다. 한화 타선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NC 선발 라일리 톰슨을 거세게 몰아붙이며 에이스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초 2사 후 안치홍이 출루하며 기회를 만들자, 요즘 한화에서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는 강백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강백호는 톰슨의 몰린 실투를 놓치지 않고 통타,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시즌 16호)을 작렬했다. 지난 1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시작해 무려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하는 무시무시한 괴력이었다.
한화의 공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도윤이 또다시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도윤의 시즌 1호 홈런포가 터지는 순간 한화 더그아웃은 축제 분위기로 변했고, 점수는 순식간에 3-0으로 벌어졌다. 확실한 에이스가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3점의 리드는 한화의 승리를 의심치 않게 만들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기에 선발 마운드는 류현진이 버티고 있었다. 직전 7경기에서 무려 6승을 쓸어 담으며 완벽한 전성기 기량을 회복한 류현진은 이날도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NC 타선을 요리했다. 특유의 칼날 제구와 체인지업을 앞세워 4회까지 NC 타선을 산발 빈타로 묶으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 ⓒ 한화 이글스
그러나 5회말, 예상치 못한 야수진의 수비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류현진은 선두타자 김형준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후속 김주원에게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 3루의 결정적인 위기에 몰렸다. 이어 이우성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첫 실점을 내줬다.
문제는 그다음 상황이었다. 이어진 박민우의 좌전 안타 때 한화 좌익수가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공이 뒤로 빠진 사이 2루에 있던 주자 김주원까지 여유롭게 홈을 밟아 점수는 3-2,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류현진으로서는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는 아쉬운 실점이었지만, 묵묵히 마운드를 지키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한화 타선은 6회초 곧바로 힘을 냈다. 간판타자 노시환이 톰슨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아치(시즌 10호)를 그리며 4-2로 다시 달아났다. 에이스에게 힘을 실어주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류현진은 6회말까지 책임지며 6이닝 9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임무를 완수했다. 4-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류현진의 시즌 9승 고지 점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한화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류현진이 내려간 7회말부터 한화의 악몽이 시작됐다. 한화 벤치는 류현진의 승리를 지키고 연패를 끊기 위해 불펜진을 가동했으나, NC의 뒷심을 당해내지 못했다.
7회말 집중력을 발휘한 NC는 2점을 만들어내며 4-4 승부의 균형을 맞췄고, 류현진의 승리투수 요건도 한순간에 눈 녹듯 사라져 버렸다.
결국 승부의 추는 9회말에 NC쪽으로 기울었다. 한화는 연패를 막기 위해 마무리 투수 박상원을 마운드에 올리며 배수의 진을 쳤으나 NC의 선두타자이자 이날 타격감이 절정에 달했던 박민우를 막지 못했다. 박민우는 박상원의 공을 받아쳐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날리며 무사 2루 기회를 만들었고, 이후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출한 박민우는 오태양의 외야 타구 때 홈을 밟으며 경기를 끝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