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결집해 이재명 참패 막았다"…민주, 지선 앞두고 젠더 이슈 띄우기
입력 2022.03.28 14:25
수정 2022.03.28 14:26
민주당 전국여성위, 20대 대선 결과 진단
"0.7%p 석패는 기적, 여성이 기회 준 것"
선거 막판 박지현 등장도 높게 평가
여성 공천 확대 및 성평등 전면화 제안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가 20대 대선 결과에 대해 '여성 표심의 결집'으로 진단했다. 정권교체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추격해 0.7%p 차이로 석패한 것은 막판 2030 여성들의 표심이 결집했기 때문이라는 게 골자다. 따라서 오는 6.1 지방선거를 여성 대표성을 강화한 '성평등' 선거로 치르자는 제안이 잇따랐다.
28일 민주당 여성위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20대 대선의 의미와 6.1 지방선거의 과제'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당 공조직에서의 첫 20대 대선 평가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토론회를 주최한 정춘숙 의원은 "3월 3일 (이재명 후보의) 여성유세를 기점으로 2030 여성의 표심이 결집되기 시작했다"면서도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다. 국민의힘을 막기 위해 찍었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토론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은 '정권연장 35%, 정권교체 48.7%'라는 방송3사 심층 출구조사를 인용하며 "역대 최소득표차인 0.73%는 기적 같은 일"이라며 "여성들이 (민주당에)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선거 막바지 박지현 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부각된 것을 높게 평가했다. 대선 초기 민주당 역시 젠더 이슈와 거리를 두며 '이대남'(20대 남성) 프레임에 편승했지만, 실책을 인정하고 방향을 튼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김 소장은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20대 청년여성들의 독특한 특성이 있는데 박지현이라는 하나의 상징적 인물을 통해 표의 결집으로 나타난 것"이라며 "선거 이후 20대 청년여성들의 더불어민주당 입당러시 또한 박지현 효과의 기여가 크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여가부 폐지' 맞불 '성평등' 띄우기 전략
무엇보다 윤석열 당선인이 여성가족부 폐지를 재확인하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사무처 여성국을 폐지하는 움직임에 맞춰 '성평등'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야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적인 인식이다. 이는 구체적으로 공공산후조리원, 성별임금공시제 등 대선 기간 제시된 성평등 공약을 다시 중요 의제로 만들고 청년과 여성의 공천비율을 확대하자는 의견으로 이어진다.
이수진 의원은 "7회 지방선거까지 배출된 23명의 광역자치단체장 중 여성은 0명이고 수천명의 기초단체장 중 여성은 30명이 채 안 된다. 부끄러울 정도의 여성·청년 대표성"이라며 "유권자의 절반인 여성 유권자들의 의미 있는 움직임과 니즈를 잘 파악해 다가오는 지선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양경숙 의원은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 정권에서는 여성할당제가 사라지고, 여성들의 권익 신장 향상이 상당히 진전되는 상황에서 좌초될 것 같은 위기의식을 느낀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들고 나오는 상황을 맞이하며 당황을 넘어 황당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성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여성 지도자, 여성사회단체가 힘을 합쳐 투쟁해야 할 상황을 맞이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김은주 소장은 "20대 청년여성들의 분투적 정치가 이대남과 윤 당선인의 성차별적 행위 실천을 저지하고, 그들의 승리를 막기 위해 민주당으로 표가 몰린 것"이라며 "기형적 여성대표성을 고르게 만드는 게 전략이 되어야 하고, 왜곡되고 오독된 성평등을 다시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선거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