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민주당, 정의·민주당→국힘…물고 물리는 3당
입력 2022.03.23 03:30
수정 2022.03.22 22:42
민주, 부동산 감세 요구에 "세금이 바꿔먹는 엿이냐" 비난
청와대 이전 놓고 '취임덕', '몽니', '옹졸' 양당 격한 설전
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각당이 서로 물고 물리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하루 전만 해도 동지였다가 적으로 돌변해 날선 공세를 가하는 모습이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는 22일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보유세 부담을 2020년 수준으로 동결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 "그러잖아도 보유세 실효세율이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낮은 상황인데 문재인 정부에서 집값 폭등으로 이익을 본 소수 집 부자들에게 또다시 면죄부를 주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민주당은 1주택자에 한해 재산세·종합부동산세를 2020년 공시가격을 활용해 과세표준을 적용하는 등의 세제 개편안에 대해 정부 부처에 전달했다. 시장과 강대 강으로 맞서야 한다던 그간의 기조에서 한발 물러 선 것이다. 지선을 앞두고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이반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배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이 또다시 부자 감세 카드를 만지고 있다"며 "세금이 민주당 마음대로 바꿔 먹을 수 있는 엿도 아닌데 선거를 이유로 과세 기조를 대체 얼마나 더 바꿀 작정인지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 얻기 위해서라면 정당의 이념이고 가치관이고 다 걷어차고 따라하면 그만인가. 차라리 더 강력한 부자감세 정책이라도 들고 나와야 국민의힘 표 뺏지 않겠나"라고 비난했다.
전날만 해도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청와대의 용산 이전과 관련 민주당과 같은 진영에서 공세를 가했으나, 이날은 총구를 더불어민주당 쪽으로 돌렸다.
정의당이 민주당을 몰아 세웠다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저격했다 'K-트럼프'. '취임덕' 등의 용어를 써가며 '청와대 이전' 공약에 대해 맹비난했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윤석열 당선인이 국민적인 우려와 반발에도 청와대 용산 이전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선 열흘 만에 불통 정권의 본색을 여지없이 드러낸 셈"이라며 "국민은 하루하루가 불안하고 고통스럽다. 그런데 대통령 당선인이라는 분은 새집 꾸밀 궁리만 하고 있으니, 정말 참담하다"고 했다.
이어 "이러니까 미국에서는 한국에 'K-트럼프가 나셨다'는 말이 떠돌고 항간에는 '레임덕이 아니라 취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 용산 이전은 민생엔 백해무익하고, 국가안보엔 재앙과도 같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싸잡아 맹공을 퍼붓고 있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서도 '미상 발사체' 운운하던 문(재인) 정권이 이제 와서 안보를 내세우는 것은 참으로 난센스"라고 비판했다. 또 SNS에는 "청와대의 옹졸함은 상식 있는 국민들 눈엔 대선 불복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허은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첫걸음에 문 정부와 민주당은 몽니와 오기가 아닌 화합과 협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스스로 지키지 못한 대국민 약속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했고,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돌아선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선 명분 없는 발목 잡기가 아닌 협치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안 각당의 공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6·1 지방선거가 두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지지층 결집을 위해 견제가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