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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에 북방물류 적신호…곡물가격 어쩌나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입력 2022.02.22 10:02
수정 2022.02.22 10:02

우크라이나, 세계 곡물시장서 차지하는 비중 높아

전문가 “수출원가↑, 곡물가격 상승 이어질 가능성”

정부, 오전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서 대책 마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이 연일 보도가 되며 우크라이나 문제해결을 위한 러시아와 미국의 첨예한 대립과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예상대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을 파견하면서 각국의 경제적 정세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정학적으로 유럽과 유라시아의 중간에 위치해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분쟁이 심화되거나 이를 활용한 경제적인 발판을 이뤄오기도 했다.


비교적 인근 유럽국가에 비교해 저렴한 고급노동력과 4000만명 이상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내수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특히 흑해 연안은 국제물류의 측면에서 다국적 기업들이 진출해 항만 일대에 곡물 수출을 위한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부 무역 관문인 무르만스크 항만에 연결된 철도 노선 ⓒKMI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의 북방물류리포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곡물 수확량이 2021년 84억t을 달성해 현재 우크라이나 외화 수입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10년 이후 드네프로 강을 이용한 바지선을 통한 곡물 운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수확된 곡물을 취합해 저장할 수 있는 곡물저장소를 중요 선착장에 운영하고 있다.


물류망의 경우, 아직 철도의 비중이 높게 차지하고 있어 총 길이는 2만2000km에 이르며 흑해와 아조프해의 중요 항만과 연결돼있다.


임길호 우크라이나 한국교육원 실장은 “우크라이나가 세계 곡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대외적인 정국 불안은 고스란히 세계 곡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히 러시아 가스 공급 불안과 석유 가격 상승은 곡물 보관 및 운송비용과 상승을 야기하여 곡물 수출 원가 상승에 반영이 된다는 것이다.


2021년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가격이 최고점을 기록했으며, 이러한 상승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밀과 옥수수의 수입 비중이 높은 한국의 경우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지리라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천연가스와 석유 의존도가 매우 높은 나라이며,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의 70%는 우크라이나 영내를 통과하고 있는 등의 영향으로 내전이나 전쟁 발발 시 가스 공급 불안이 곡물 운송과도 연동돼 수출원가에 적용되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산 밀 수입 1위 국가는 인도네시아이며 중국은 우크라이나산 옥수수 수입 1위 국가다. 한국 또한 밀과 옥수수의 수입 비중이 높아 국제 곡물가 인상에 민감해 아시아권 국가들도 우크라이나 정국불안의 대외적인 영향권에 들어있다.


KMI의 북방물류리포트 분석으로는 우크라이나의 대(對)한국 수출 품목 1위는 농업원자재가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곡물과 사료를 수입하고 있다. 한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수출품 1위 품목은 자동차, 화장품 등의 소비재다.


양국 교역액은 연간 10억 달러 미만으로 높은 교역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는 않지만 한국이 우크라이나의 밀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이며 전체 국가 중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과 유라시아의 중간에 위치한 우크라이나와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함에도 미국과 러시아의 힘겨루기와 불안정한 대내외정책으로 양측간의 투자는 요원한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지난주 관세청의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곡물 수입금액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12월과 올해 1월에도 각각 8억9567만 달러, 8억3865만 달러를 기록했다. 곡물 수입이 3개월 연속 8억 달러를 넘어선 건 관세청의 통계 이후 처음이었다.


관세청 관계자는 “외국에서 수입하는 곡물 단가가 최근 상승한 게 전체 수입액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미 국제 곡물 가격은 매년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곡물 수입액도 89억4664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악화한 공급망 차질 이슈가 원자재와 곡물 가격을 끌어올린 상황에서 세계 최대 곡물수출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무력 충돌로 국내 곡물가 인상 부담은 농업과 사료시장 등에 치명적일 수 있고, 이는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정부의 물가관리가 더 중요해진다.


흑해 항만이 파괴되거나 운송에 차질을 빚을 때는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 과거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해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을 때도 국제 밀 가격이 한 달 만에 70% 이상 폭증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급변하는 경제제재 등 국제정세 흐름에 한국은 나름대로 국익을 위한 최선을 결정과 최선의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정부도 최근 우크라이나 상황과 관련해 22일 오전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이소희 기자 (aswit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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