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로그인-21]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미래 해양바이오산업 불 밝히다
입력 2022.02.14 07:01
수정 2022.02.14 10:16
세계 해양생물 주권을 열다
해양생물자원 연구·보존·활용
다양한 전시·체험·교육 등 운영
해양(海洋)은 자원의 보고다. 세계 해양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2021년 46억 달러에서 2027년 63억 달러 수준으로 연간 5% 이상 꾸준한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해양생물 산업화 성공률은 육상생물 보다 2.7배 높다.
이에 해양생물자원을 선점하기 위한 전 세계 국가들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하다. 특히 2014년 10월 생물다양성(CBD)협약 부속의정서로 발효된 나고야 의정서는 다른 국가가 소유한 해양생물자원을 이용하기 위해 자원 제공국으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고, 이용에 따른 이익도 공유토록 규정한다.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해양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는 시점에서 2015년 4월 20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개관했다는 것은 큰 상징성을 갖는다. 해양생물자원을 연구·보전·활용하는 전문기관이 출범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해양생물자원 국가자산화 총괄 책임기관 출범
충남 서천군 장항읍에 위치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서천지역 갯벌 매립을 통한 장항산업단지 조성 포기에 대한 범정부 대안사업으로 추진됐다.
총 1383억원을 투입해 32만5000㎡ 부지에 연구행정동·씨큐리움·교육동 등 3개 건물을 2013년 12월에 준공해 지역개발을 둘러싼 갈등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한 모범사례로 제시됐다.
현재 우리나라 해역에는 1만여종 해양생물(미생물 제외)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공식 집계되지만, 학계에서는 3만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국내외 해양생물자원의 국가자산화와 지속적 이용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전담기관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에 의해 설립됐다.
해양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해양생물자원의 효율적 보전과 국가자산화를 위해 출범한 총괄책임기관으로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유용한 해양생물자원을 개발·보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수집·관리·연구·전시·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해양생물자원의 보전 및 해양수산업발전에 기여할 목적을 가지고 있다.
2030년까지 해양바이오 소재 3500건 분양 목표
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생물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해양생물 표본과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를 기초로 우리나라 생물주권 확립 및 해양생물자원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내 유일의 해양생물자원 연구·전시·교육기관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2030년까지 해양생물자원 미확보종 1200종(22년 130종) 확보와 해양바이오 소재 3500건(22년 250건) 분양을 통한 해양바이오산업 지원을 장기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해양생물자원을 주권화 하려는 국제적 추세에 대응하고 해양생물자원 부국의 초석을 다지는 역할을 수행하는 연구부서는 크게 해양생물다양성본부와 해양바이오산업화본부, 국가해양생명자원전략센터로 구성돼있다.
해양생물다양성본부에는 생물다양성실과 생물분류실, 생태보전실 3개 실이 있다. 해양생물자원의 체계적인 조사·확보·생물다양성 연구 등을 수행 중이다. 현재 수장시설에는 약 50만여 점 자원이 국가자산화를 위해 효율적으로 관리·보존되고 있다. 해양생물 보전·복원 연구 및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계 연구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화본부는 유전자원실·천연물자원실·미생물자원실 3개실로 구성돼 있으며 본부의 비전은 해양바이오뱅크 구축·운영을 통한 해양바이오산업 육성을 선도하는 것으로 해양생물 가치혁신 기관이라는 비전과 맥락을 같이 한다.
소재와 정보 확보 및 접근성이 절실한 국내 해양바이오산업 상황에 부응해 확보된 자원을 기업에 연결하는 브릿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해양바이오산업화본부의 주요 역할이다. 해양바이오뱅크 활성화를 통한 신성장동력 창출은 자원관 전체가 제시하는 미래 청사진이라 할 수 있다.
국가해양생명자원전략센터는 연구 전략·기획·평가에서부터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이나 기술이전까지 연구사업 시작과 끝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생물다양성협약(CBD), 나고야의정서(ABS) 등의 국제협약 대응과 해외해양생명자원 거점을 구축 운영하는 국제협력 업무와 해양생명통합정보시스템(MBRIS), 해양생물유전체정보시스템(MAGIC) 같은 해양생명자원 관련 정보를 관리하는 등 해양생물자원과 관련한 총괄 기능을 맡고 있다.
해양바이오·산업화 지원, 올해 4대 전략 12개 과제 추진
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바이오산업 관련 주요 정책을 토대로 기관 운영방향 재정립을 위한 2030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했다.
해양생명자원 확보·관리에 대한 역량 대비 해양바이오 및 산업화를 위한 종합지원기관으로서의 역할 재정립과 해양바이오산업화 육성 지원 등 정부 정책방향을 토대로 해양바이오 연구 허브로서 역할을 수행해 나가기로 했다. 단기적으로는 정부정책과 연계성·적합성 강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정책을 추진해 나가고, 장기적으로는 기술 선진국들 트렌드를 반영한 능동적인 대응전략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해양생물자원관은 올해 주요사업으로 해양생물주권 확보를 통한 해양바이오 글로벌 연구기관으로의 실천을 위해 4대 전략, 12개 과제의 체계적인 목표를 설정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생물주권 및 활용과 연계한 해양생명자원 확보·관리 다변화를 위한 전략으로 ▲서식지 기초조사, 국내·외 전략자원 확보 ▲해양생명자원 관리역량 제고 ▲해양생명자원 보전·복원 및 운영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바이오 경제를 주도하는 해양바이오 산업 생태계 조성 지원 전략으로는 ▲수요기반 원천 소재 확보와 정보제공 다변화 ▲기능성 유용소재 및 기술 개발로 산업화 후보소재 발굴 ▲연구성과 확산과 활성화 전주기(기초 연구~산업화 연구까지) 지원을 실천키로 했다.
해양생명자원 가치 공유를 위한 전략으로는 ▲위드코로나 시대 모두가 즐겨찾는 씨큐리움 조성 ▲사용자 친화형 해양생명정보 플랫폼 운영 ▲글로벌 해양규범체제 전략적 대응 및 이행력 제고 등이 실천과제다.
또한 사회적 책임 이행 강화를 위한 ESG·안전·혁신 경영을 위한 전략으로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ESG경영 ▲안전한 일터, 안전한 환경을 구현하는 안전경영 ▲조직경쟁력 제고를 위한 혁신·윤리 경영을 실천을 추진한다.
생생한 표본과 함께 하는 바다탐험
해양생물자원관이 연구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다양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통한 해양생물자원 중요성의 대국민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 대국민 이름 공모를 통해 명명된 전시동 ‘씨큐리움’은 7500여 점의 해양생물 표본들이 전시돼 있고, 2015년 정식 개관 이후 130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국내 유일 해양생물 전문박물관으로 자리 잡았다.
씨큐리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생명의 탑(Seed Bank)’이 눈에 들어온다. 생명의 탑은 씨큐리움 상징물로 높이 24.7m에 이르는 거대한 규모의 유리 구조물 안에 4200여개 해양생물 표본이 전시돼 있다. 우리 바다 해양생물자원 다양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생명의 탑 속 표본 분류군·국명·학명·채집지·채집일시 등을 알려주는 첨단 영상기기 ‘키오스크’가 설치돼 표본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다. 관람 동선을 따라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으로 이동하면 해양생물 다양성을 주제로 한 제1전시실(해양생물다양성실)이 나타난다. 해조류·플랑크톤·무척추동물·어류·포유류 등 다양한 해양생물 표본을 통해 해양생물의 생활사를 소개한 제1전시실은 시작부터 다양한 해양생물 표본이 눈 앞에 펼쳐진다.
물과 생명의 기원·생물 분류체계·바다의 탄생 등 바닷속 세계를 탐험하기 전에 알아둬야 할 지식이 먼저 소개된다. 이어 해조류·플랑크톤·무척추동물·어류·포유류 등의 코너에서 좀 더 자세하게 해양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제1전시실 마지막 부분에는 ‘인터렉티브 미디어월’(Interactive Mediawall)과 ‘A.R(Augmented Reality) Scope’ 코너가 마련돼 있다. 동작 인식을 통해 해양생물과 교감하는 가상 수족관, 증강현실을 통해 각양각색 해양생물을 만나보는 시설이다.
미디어월에서는 직접 그린 그림을 미디어월에 띄우는 체험을 할 수 있다. A.R Scope에서는 고래 골격을 가까이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길이 13m 보리고래 등 거대한 고래 골격 표본들은 관람객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차별화된 전시·교육 프로그램 운영
3층에는 ‘바다로 돌아간 생물’을 주제로 보리고래·참고래·밍크고래·혹등고래·범고래 실물 골격 표본을 전시하고 있다. 이는 국내 유일 대형 해양포유류 골격전시다. 초기 고래 조상인 ‘파키케투스’로부터 진화돼 현생 고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가 벽면에 구현돼있다.
제2전시실은 기획전시실로 시의 적절하고 다양한 해양생물을 주제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주제로 바다거북 방류와 죽음을 통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No. Plastic-11일 간의 메뉴’ 등의 전시가 진행 중이다.
2층에는 제3전시실(바다극장)과 해양정보홀·교육실·카페테리아 등이 있다. 바다극장은 혹등고래 모험을 입체 다면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바닷속 동굴처럼 디자인돼 있어 영상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해양정보홀은 카페테리아와 연계해 책을 읽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다. 통유리 너머 탁 트인 주변 경관도 감상할 수 있다.
2층 교육실에서 운영 중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해양생물자원관을 좀 더 알차게 체험할 수 있다. 해양생물자원관은 유아·어린이·청소년·성인 등 교육 대상별로 다양화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유아 대상으로는 애니메이션과 해양생물 인형 등을 활용한 눈높이 교육이 이뤄진다.
어린이와 청소년 단체교육을 통해 현미경 관찰, 진로탐색프로그램 등도 진행되고 있다. 성인 대상 교육 역시 일반인 강좌와 교사 연수로 나눠 진행돼 해양생물자원에 대한 대중화와 전문성 강화에도 일조하고 있다. 또 차별화된 다양한 해양생물 교육콘텐츠 덕에 교육 프로그램은 만족도 조사에서 항상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관람 동선을 따라 1층으로 내려오면 어린이체험전시실 ‘바다마을 고래고래’가 눈에 들어온다. 바다마을 고래고래는 가족단위 관람객과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해양생명자원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해 해양생물을 주제로 놀이 및 체험 활동을 하도록 조성돼 있다.
교류기획전 ‘유치幼稚한 물고기’가 오는 7월 31일까지 개최되는데 어린 물고기와 관련된 정보들을 소개하고 다양한 실물표본과 디지털자료 등을 통해 물고기의 개념 및 초기생활사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전시 중이다.
반대편에는 4D 영상관이 자리하고 있다. 국내 유일 바다뱀연구실에는 살아있는 바다뱀을 직접 만날 수 있다.
씨큐리움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다. 입장은 5시에 마감된다.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설날·추석이다.
최완현 해양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해양 신산업 창출의 핵심인 해양바이오소재 개발 및 산업계 지원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며 “해양수산생명자원 책임기관이자 해양생물자원 국가 컨트롤타워로 역할을 강화하며, 대국민 관심을 고려한 전시·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국민들의 문화 활동과 미래 과학증진에 기여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