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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잡은 황대헌이 밝힌 금메달 비결 “내 몸에 손 못 대도록”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입력 2022.02.10 09:55
수정 2022.02.10 09:57

쇼트트랙 1500m 결승 압도적 레이스로 금메달

판정 개입할 여지조차 주지 않는 전략 주효

쇼트트랙 1500m 금메달 획득한 황대헌. ⓒ 뉴시스

“내 몸에 손 못 대도록...”


쇼트트랙 황대헌(23·강원도청)이 밝힌 우승 비결이다.


황대헌은 9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서 펼쳐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09초2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00m 은메달로 아쉬움을 삼켰던 황대헌은 편파 판정이 속출한 베이징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풍파를 뚫고 대한민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지난해 5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했고, 올 시즌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월드컵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에이스로 자리를 굳힌 황대헌다운 모습이다.


1000m 준준결승에서 1위로 들어오고도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납득할 수 없는 판정 탓에 실격 처리됐던 황대헌은 이준서-박장혁 등 9명의 경쟁자를 따돌리는 압도적인 레이스로 1위를 차지했다.


경기 후 황대헌은 금메달 비결에 대해 "1000m도 깔끔한 경기라고 생각했지만 오늘은 더 깔끔한 경기를 준비했다"며 "아무도 내 몸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깔끔한 레이스를 준비한 전략이 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대헌의 말대로 비디오 판독 등 판정이 개입될 여지가 없는 레이스였다.


황대헌은 결승선 9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에서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단숨에 4~5명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후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3바퀴 남겨놓고 추격의 움직임이 있었지만, 더 스피드를 끌어올려 달아났다. 레이스 전체를 황대헌 의지대로 끌고 간 모양새다.


갈고 닦은 기량을 한껏 발휘할 수 있던 것은 역시 ‘강철 멘탈’ 덕이다.


황대헌은 편파 판정 의혹 속에 실격 처리된 1000m 경기 후에는 자신의 SNS에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말을 인용해 올리며 붕괴될 수 있는 멘탈을 잡았다.


황대헌은 “안 좋은 상황 속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높은 자리에 오르게 돼 영광스럽다. 너무나도 (국민들이)많이 응원해주셔서 든든하고 따뜻해 힘을 냈던 것 같다”며 “동생에게 이야기를 듣고 인터넷을 봤는데 따뜻한 말이 정말 많았다”며 국민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역대급 편파 판정으로 얼룩진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서 의지대로 레이스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실력과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포기하지 않는 황대헌의 멘탈, 그리고 공분하면서도 과정을 인정해준 국민들의 성원이 함께 빚은 금메달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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