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바이오·통신으로 글로벌 현장 경영 재시동
입력 2021.11.18 14:37
수정 2021.11.18 14:38
美서 모더나·버라이즌 경영진 잇따라 만남
6G·백신 등 상호 추가 협력 방안 의견 교환
경영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서 미래 신사업 챙겨
지난 14일 북미 출장을 떠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바이오와 통신사업으로 글로벌 현장 경영에 재시동을 걸었다. 미국에서 모더나와 버라이즌 경영진을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미래 신사업으로 떠오른 바이오와 통신 사업의 방향을 모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배스킹리지에 위치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5대 고객사 중 하나로 6세대 이동통신(6G) 등 미래 통신 시장에서의 주도권 확보 경쟁을 위한 상호 협업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전날인 16일(현지시간)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남을 가졌다. 둘의 만남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이번 회동에서 아페얀 의장과 최근 진행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조와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모더나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생산에 나선 상태로 지난달부터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백신 생산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막후에서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이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집중 육성하기로 한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이다. 삼성은 지난 8월 3년간 총 240조원을 투입해 반도체와 바이오, 차세대 통신 등에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바이오의 경우,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Contract Development Manufacturing Organization)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강화 통해 제 2의 반도체 신화를 쓰겠다는 각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사업 시작 9년 만에 CDMO 공장 3개를 완공한 상태로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생산능력(캐파·CAPA)이 62만 리터로 CDMO 분야의 압도적인 세계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바이오시밀러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바이오에피스도 현재 10번째 제품이 임상에 돌입했고 이미 5개 제품이 글로벌 시장에 출시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오고 있다.
향후에도 공격적인 집중 투자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전문인력 양성, 원부자재 국산화, 중소 바이오텍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바이오산업 생태계·클러스터 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5G)에서의 기술 리더십을 6G 등 차세대 통신 등에서도 지속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있으며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SW)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영역 및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 8월 경영 복귀 후 첫 해외 출장에서 양사 경영진을 잇따라 만난 것은 회사의 미래 신성장산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현장 경영 행보를 통해 그동안 구상해 온 방안을 보다 구체화할 것으로 보여 최근 삼성과의 협업이 강화되고 있는 모더나와 버라이즌과의 협력 분야가 확대될지도 주목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베트남 이후 13개월만에 이뤄진 이번 해외 출장에서의 첫 만남이 바이오와 통신 분야 기업이라는 점이 주목된다”며 “이 부회장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