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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기업 경쟁력 약화 우려" 한 목소리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1.08.05 15:50
수정 2021.08.05 15:53

"탄소중립 방향성 공감하나 기술력 등 감안, 현실적 목표 세워야"

"산업계 목소리 시나리오에 반영…탄소감축 기술개발 지원책 마련해야"

윤순진 2050 탄소중립위원회 공동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 위원회(안)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5일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시나리오’ 초안에 대해 경제단체들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탄소중립 방향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산업계 의견을 반영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목표를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온실가스의 지속적인 감축에 따른 2050년 탄소중립에는 공감하며, 그간 기업들은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적극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경총은 그러나 “산업계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서 제시하고 있는 주요 감축수단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친환경 연료 및 원료 전환 등 기술이 2050년 내에 상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경총은 제조업 중심의 우리나라 산업구조와 석탄화석 발전 의존도가 매우 높은 특성상 급격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이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 우려를 표했다.


경총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합리적인 수준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향후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과정에서 산업계 의견이 면밀하게 검토돼 시나리오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역시 같은 입장을 밝혔다. 김녹영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2050 탄소중립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며 기업들도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업종별·규모별로 기업이 맞닥뜨린 상황과 여건이 달라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이번 발표된 탄소중립 시나리오는 정부 부처와 전문가 중심으로 논의한 결과물이므로 앞으로의 의견수렴 및 논의과정에서 기업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길 기대한다”면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탄소감축 기술개발에 힘쓰는 기업들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도 이날 논평을 통해 “제조업 위주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에서 무리한 목표를 설정할 경우, 일자리 감소와 제품의 국제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국제사회의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경제계에서는 산업 부문의 감축 목표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 실장은 “위원회가 감축 수단으로 제시한 탄소감축 기술이나 연료 전환 등의 실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불명확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환 부문에서 원자력발전 확대를 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것이다.


이에 미국·일본·영국·중국 등 주요국들도 탄소중립 실현 수단으로 원전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따라서 우리나라도 전환 부문 계획에 원전 확대 방안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유 실장은 “경제계는 산업 전반의 저탄소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정부 역시 탄소중립 목표가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을 해치지 않도록 향후 목표 수립 과정에서 경제계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반영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제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 3가지 초안은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2540만t, 1870만t, 그리고 0으로 만드는 목표를 제시했다. 세 가지 시나리오 모두에서 산업 부문은 오는 205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약 80%를 감축해야 한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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