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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㊸] '음악을 오래도록, 잘 하고 싶은'…톡식 혹은 프로듀서 김정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6.16 14:01
수정 2021.06.16 14:07

'오월의 청춘'·'타임'·'선배, 립스틱 바르지 마요' OST 참여

지난 5월 '알카노이드'(Arkanoid) 발표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히든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2011년 KBS2 오디션 프로그램 '톱밴드' 우승팀인 톡식(TOXIC)의 김정우는 뮤지션이란 타이틀 외 프로듀서, 작곡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2014년 '타임' 앨범을 마지막으로 밴드 활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그는 TEAM H, 보아, 여자친구, 다이아, 모모랜드, 뉴키드, 에프티아일랜드, 빅톤 등 다수 아티스트의 앨범 프로듀서 및 작곡가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아이돌 그룹의 곡을 자주 작업했던 그는 올해 OST에 집중하고 있다. 영화 '바이크 원정대'의 '유어 라이츠'(Your rights), JTBC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마요'의 '너의 눈에 내가 살아', OCN '타임'의 '더 비지터'(The visitor), '더 콜드'(The cold), KBS2 '오월의 청춘'의 '오월의 겨울', '당신 생각'에 참여했다.


웹드라마로 OST 작곡을 시작했지만 지난해 tvN '스타트업'의 '러브레터' 작업 이후 러브콜이 늘어났다.


"OST를 많이 작업한 타이비언과 함께하며 작업양이 많아졌어요. OST를 해보긴 했지만 낯선 영역이었어요. 작업해보니 OST만의 무드가 있더라고요. 장면을 못보고 만들 때가 많지만 시놉에 충실하게 장면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걸 배우고 있어요."


김정우가 느끼는 아이돌 그룹의 댄스 음악과 OST가 주는 매력은 확연하게 다르다.


"OST는 드라마 장르에 따라 여러가지 음악을 할 수 있다는게 즐거워요. 손으로 연주하는 음악부터 어두운 성향을 가진 음악까지 범주가 다양하죠. 아이돌 음악은 퍼포먼스로 무대에 나왔을 때 내 노래가 더 좋게 들리는 시각적 장르라는 점이 재미있어요."


그가 작곡을 처음 시작하게 된 건 TEAM H(장근석·BIG BROTHER) 곡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이후 김정우는 가수와 작곡가의 영역을 확실하게 구분지어 활동했다. 하지만 다른 가수의 곡을 만드는 일에 애정을 붙이고 난 후, 자신에게 주어지는 모든 기회가 감사하게 여겨졌다.


"예전엔 작곡 할때 제 음악만큼의 열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예전에는 작업한 곡이 자주 거절 당하곤 했는데 마음가짐이 달라진 후부터는 곡도 더 잘 팔리고, 많은 사람들이 제가 만든 곡을 좋아해주기 시작했어요."


그는 자신의 음악을 만들 때보다 다른 아티스트의 곡을 작업할 때 속도가 더 빨라진다고 말했다.


"상대방 쪽에서 원하는 바가 분명하고, 데드라인이 존재하니 빠르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제 곡을 만들 때는 3~4주 걸린 적도 있거든요. 보통 의뢰를 받으면 일주일에서 열흘 안에 만들어야 하니까 조금 더 빠른 시간 안에 집중을 하려고 해요. 시간은 단축되지만 그 안에 좋은 작업물을 내기 위해 머리와 에너지를 더 많이 쓰고 있어요.(웃음)"


ⓒ히든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결과물에서 오는 보람이나 곡을 만들며 나누는 다양한 음악적 해석도 가수일 때와 차이가 있었다. 그는 최근 '오월의 청춘' OST '오월의 겨울'로 만난 김범수와 가수와 작곡가로 호흡하며 더할 나위 없는 만족감을 느꼈다. 사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자주 듣진 않는데 '오월의 겨울'은 계속 듣게된다고 고백했다.


"가지고 있는 것들이 한정돼 있다보니 개인이 뭔가 표현하는데는 한계가 있잖아요. 능력도 마찬가지고요. 내가 만든 노래를 다른 사람이 불렀을 때 좋은 결과물이 나오면 정말 뿌듯해요. 김범수 선배님이 이번에 제가 만든 곡을 부르셨는데, 녹음 전에 모든 해석을 마치셨더라고요. 톤을 파악하려고 한 번 불렀는데 그걸 그대로 가져다 써도 될 만큼 완벽했어요. 그런데 선배님께서 더 좋은 결과를 위해 계속 시도하시는 걸 보고 정말 프로는 다르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가수의 경험이 있다보니 작곡가로서 가져갈 수 있는 이익도 있었다. 가수들의 고충이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과 가수들과 편하게 작업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저는 가수가 무조건 최상의 컨디션으로 노래를 할 수 있게 맞춰드리는 편입니다. 관계자분들이 저를 작곡가 이전에 톡식의 김정우로 먼저 알고 지낸 사이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지기도 해요."


과거 김정우는 목적 달성을 위해 완벽함을 추구하며 나아갔지만 이제는 즐겁게 작업하는 걸 우선으로 둔다.


"신나게 즐기면서 작업하면 그 마음과 에너지가 음악에 고스란히 담기더라고요. 오히려 시간을 들여 힘들게 작업하면 픽스가 안되는 경우도 많고요."


그는 가수 김정우로서의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을 예정이다. 앞으로 2~3개월의 기간을 두고 싱글곡을 발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제 색깔을 도드라지게 할 수 있는 곡들이 많이 준비 돼 있습니다. 이 곡도 팬들에게 천천히 들려드릴게요. 음악은 하면 할 수록 어려워요. 더 잘하고 싶거든요. 이 음악을 오래도록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뮤지션으로 성숙해지는 단계인 것 같아요. 가수와 작곡가로서의 대중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계속 들려드릴게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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