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법개정안] 고령층 집 팔고 지방 가면 세금 감면…강남권 매물 나올까
입력 2026.08.03 20:24
수정 2026.08.03 20:27
2027년 양도세 50%·최대 5억원 감면
고령 주택 소유자 많은 강남3구 매물 출회 기대
지방 이주 부담·서울 공급 부족에 집값 영향 제한적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브리핑룸에서 열린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재정경제부
정부가 수도권 주택을 처분하고 지방으로 이주하는 고령 1주택자에게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특례를 신설했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세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강남3구 등 고가 주택 밀집지역에서 고령층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오랜 생활권을 떠나 지방으로 이주하려는 수요가 제한적인 데다 서울의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어 집값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3일 정부는 ‘2026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고령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양도소득세 감면 특례를 신설했다. 이들이 수도권 주택을 매도하고 지방으로 이주하면 양도세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감면 대상은 양도일 기준 만 65세 이상인 1주택자로, 해당 주택을 5년 이상 거주하고 직전 2년간 계속 거주한 사람이다.
직계비속 등 친족과 지배법인 등 특수관계인에게 양도해서는 안 된다. 주택 양도 후에는 6개월 이내 지방으로 이주해야 한다.
정부는 2027년에 주택을 양도하면 양도세의 50%를 최대 5억원 한도에서 감면해주기로 했다. 2028년에는 양도분 30%를 최대 3억원까지 감면한다.
정부는 고령층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는 감면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은 강화했다.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1주택자 기준 최대 70%까지 높인다. 과세표준 6억원 초과 구간의 종부세율도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동시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장기거주 소득공제로 전환하고 공제 대상 양도차익 한도를 신설했다. 주택 소유기간이 길더라도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면 양도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고가 주택을 오랜 기간 보유한 소유자는 2028년부터 세금 부담이 커진다.
예를 들어 양도가액 75억원, 취득가액 25억원 주택을 10년 거주·보유한 1주택자가 2027년 주택을 매도하면 양도세 3억1600만원이다.
반면 2029년에 매도하면 공제 대상 양도차익이 10억원으로 제한돼 13억7300만원을 내야 한다. 2년 사이 4배 이상 세금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 ⓒ뉴시스
고령층 대상 양도세 감면 특례는 세 부담이 커지기 전에 주택을 처분할 수 있도록 한시적인 퇴로를 마련한 조치로 풀이된다.
종부세 부담이 단계적으로 커지는 데다 2027년 감면 폭이 더 큰 만큼, 혜택이 큰 시기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고령층이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고가 주택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매물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서울 자치구 중 고가 주택과 고령 주택 소유자가 많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매물 출회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거론된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송파구의 60대 이상 주택 소유자는 7만9378명으로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가장 많다. 이어 강남구가 6만1760명으로 뒤를 이었다. 서초구도 60대 이상 주택 소유자가 4만9188명에 달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양도세와 달리 종부세는 매년 내야 하는 세금”이라며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자산가들은 버티겠지만, 그렇지 않은 고령자 위주로 자산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서울에서 장기간 거주한 고령층이 가족과 지인, 의료·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기존 생활권을 떠나 지방으로 이주하는 사례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껏 살던 지역을 나가 새로운 지역으로 가라는 것은 실제 거주해야 하는 당사자들에게 쉽지 않은 얘기”라고 지적했다.
주택 매물 증가가 시장 안정으로 이어질지를 두고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더라도 서울·수도권은 수요가 꾸준한 데다 공급 부족도 이어지고 있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가·다주택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 등으로 장기 보유한 고령자, 은퇴자, 비거주 주택 보유자가 매물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서울과 같이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가격 하락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