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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크레딧㊷] 피제이, 스타 프로듀서에서 제작자로 …"첫 주자는 로즈아나"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6.05 14:13
수정 2021.06.05 14:13

아이유·이효리·박혜원 앨범 참여

로즈아나, 5월 31일 '러브 유어셀프'로 데뷔

"많은 가수들이 오고 싶은 엔터테인먼트 회사 만들 것"

플레이리스트에서 음악은 누군가에게 위로를, 누군가에게는 공감과 기쁨을 선사한다. 이같은 노래 한 곡이 발표되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들의 노력이 동반된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가수 외 프로듀서, A&R, 엔지니어, 앨범 아트 디자이너 등 작업실, 녹음실, 현장의 한 켠에서 노래가 나올 수 있도록 묵묵히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봤다.<편집자 주>


아이유 '마쉬멜로우'를 비롯해 이효리의 ‘톡!톡!톡!'(Toc Toc Toc) 등 약 300여 곡 이상의 히트곡을 보유한 스타 프로듀서 피제이(PJ·본명 박수종)가 이번에는 제작자로 나섰다. 그는 2010년 일본의 걸그룹 AKB48 메인 그룹 Team-A의 싱글 타이틀 곡 '호두와 다이얼로그'(胡桃とダイアログ)프로듀서로 참여, 국내 작곡가로 오리콘 차트 1위곡에 자신의 이름을 올리는 등 1세대 한류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 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박수종 대표는 2년 전 피제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해 지난 31일 첫 아티스트인 로즈아나를 선보였다. 스타 프로듀서로 승승장구하던 그는, 자신의 콘텐츠로 승부를 보고싶은 마음에서 제작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작곡, 프로듀서로 지내다가 제 콘텐츠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남 좋은 일만 하고 있다는 마음도 들었고요. 제 색깔을 입힌 가수를 만드는게 좋을 것 같아서 수많은 오디션 끝에 로즈아나를 만나게 됐어요."


로즈아나는 여수진이란 이름으로 여러 아티스트들의 보컬트레이너와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OST를 비롯한 다수의 음반 가이드 녹음에 참여하는 등 음악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내공을 다져왔다.


또한 퓨전 재즈 밴드 문 재즈 밴드(The Moon jazz band) 메인 보컬로도 활약하는 등 재즈, 뮤직페스티벌 참가를 비롯해 콘서트와 각종 초청공연 등 폭넓은 무대경험을 자랑하는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다. 피제이는 자신의 이름을 내건 첫 번째 주자인만큼 로즈아나 데뷔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왜 첫 주자로 로즈아나를 선택했을까.


"로즈아나의 가장 큰 매력은 제가 추구하는 음악을 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졌어요. 요즘은 음색이 중요한 시대가 됐어요. 외국에서도 가창력보다는 음색으로 승부를 보죠. 요즘에는 신인가수가 처음부터 잘 되길 너무 힘든 구조가 됐어요. 오래 동안 노래해서 좋은 콘텐츠를 보여주기에 로즈아나는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요. 오래 걸려도 탄탄하게 오래 쌓아갈 수 있는 가수를 원했거든요. 요즘에는 가수는 모르고 노래만 잘 되고 있는 사례도 많은데, 그건 제가 원하는 그림을 원하진 않아요. 이번에는 스윙 재즈 기반의 '러브 유어셀프'란 노래인데 다음에는 또 다른 색깔의 곡을 선보이려 해요."


음악만 하던 프류듀서의 역할과 달리 제작자는 더 큰 그림을 보고 신경써야 할 일이 많았다. 기획부터 방송, 홍보, SNS 마케팅까지 확장된 영역에서 매일 새로운 일들과 마주치고 있다.


"제가 프로듀싱 할 때는 소위 말해 인지도 있는 가수들만 했어요. 음원을 발표했을 때 음원사이트 첫 페이지에 걸리는 일이 당연해서 고민을 해본 적도 없었죠. 그런데 신인 가수를 제작하니 그 일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더라고요. 노출의 기회를 늘리는 일이고 그게 또 스트리밍으로 연결되니까 중요한 일이란 것도 새삼 다시 깨달았어요. 또 유튜브도 필수인 시대라는 점이 홍보의 새 관점이 되어서 로즈아나라는 실력있는 가수가 있다는 걸 알리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민 중입니다. 매일매일 배우고 있어요."


피제이는 다른 곳으로부터 투자를 받지 않고 자신의 자본으로 제작을 시작했다. 보통 엔터테인먼트에 관심있는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시작하지만, 그는 투자는 일정 기준 콘텐츠에 대한 기반을 잡아놓은 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인 상황에 가요 시장은 더욱 안좋아졌는데, 지금 제작을 한다고 하니 10명 중 9명은 말렸어요. 투자를 받는 건 어렵지 않아요. 하지만 투자를 받으면 주도권이 바뀝니다. 돈의 원리에 휘둘릴 수가 있어서, 투자를 받더라도 콘텐츠를 만들고 다져놓은 후가 좋을 것 같았어요."


프로듀서와 제작자 모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지만 확연히 다른 보람을 가져다 준다. 제작은 늘 창작을 해왔던 그에게 새로운 영역의 매력이다.


"프로듀서는 가수의 색을 잘 입혀주면 되고 작곡가는 곡을 잘 쓰면 돼요. 제작자는 이 모든 걸 아우러야 하죠. 제작자들을 많이 만나봤지만 한 장만 잘 되면, 이후부터는 상대적으로 수월하다고 하더라고요. 버티고 기다리면 좋은 콘텐츠는 언젠가 된다는 믿음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그의 최종 목표는 많은 가수들이 오고 싶어하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가수들에게 여기 오면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싶어요. 로즈아나 외에도 실력있는 친구들이 더 있어요. 차근차근 보여드릴게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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