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손정민 父 "공지없이 수정한 그알, 시간 없어서인지 의도적인지"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1.06.07 18:39
수정 2021.06.07 18:35

손현씨 "그알 측에 몇 가지 수정요청"

"공지 없이 수정돼 있었다" 주장

블로그에 요청사항 모두 밝혀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故손정민(22)씨의 부친 손현씨가 SBS '그것이 알고싶다(그알)' 측이 공지 없이 다시보기 내용 일부를 수정했다고 주장하며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인지, 의도적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씨는 7일 새벽 자신의 블로그에 '그알의 2차 수정'이라는 글을 올리며 "저번에 그알에 몇 가지 수정사항을 요청한 후 매일 가고 싶지도 않은 홈페이지에 가서 수정 공지를 보고 있었다"며 "그런데 혹시나해서 '다시보기'를 하니 공지도 없이 다 수정이 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뭘 바꿨는지 공지자체가 없다"고 강조하며 자신이 요청했던 사항을 밝혔다.


먼저 손씨는 '정민이 휴대전화가 아니라 다른 휴대전화를 찾는 건데 황당한 멘트'라고 언급하며 김언경 미디어 인권연구단체 소장의 발언 중 '휴대전화가 고인의 것이 아니라더라'라는 내용이 '지금 이게 속보가 나올 만한 상황이 전혀 아니라는 거다. 뭔가 경쟁을 하고 있는 언론의 그런 행태들이'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그 다음 그는 정민씨와 친구 A씨의 사건 당일을 재연한 장면에 대해 "2시 18분 사진에 짐 싹 정리하고 쪼그리고 앉아 휴대전화 보는 것이 나와있는데 3시 37분의 재연장면은 어떠한 목격자의 진술과도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이어 "(그알 제작진 측) 답변은 3시 37분에 (친구 A씨가) 전화한 것을 봤다는 멘트를 재연한 것이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2시 18분 사진하고 맞지 않는다 했더니 (다시보기 영상에서) 당연히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씨는 "친구 A 씨 가족이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폐쇄회로(CC)TV 시간과 맞지 않다"면서 "애초 집에 오는 시간은 3분 보정을 했는데 나가는 엘레베이터 시간은 수정을 하지 않았다. 오른쪽 사진은 5시 2분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서 확인을 했다는 그는 "A씨가 집에 들어간 지 11분 만에 나오는 건데 14분 만에 나오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자 그알 측이 "'최종적으로 집에서 나오는 시간이 5시 5분이라서 (자막을) 그렇게 넣었다'고 답변했다"고도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걸 갖고 계속 왈가왈부할 기운도 없어서 이 정도에서 그쳐야 할 것 같다"며 "준비할 시간이 없어서인지, 의도적인지는 모르겠다"고 글을 마쳤다.


앞서 손씨는 지난 3일 '셀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그알'이 방영됐던 그 날의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그알이 방영된 날, 아내는 제대로 보질 못했다"고 밝히며 "시작부터 '왜 정민아, 네가 왜 그알에 나와' 하면서 울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상한 바 있다.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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