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딩 속 거위털, 배드민턴 셔틀콕 깃털이었습니다"
입력 2024.12.20 04:09
수정 2024.12.20 04:09
중국에서 배드민턴 셔틀콕에 달린 깃털을 재사용해 만든 '가짜 다운재킷'에 대한 폭로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19일 중국 현지 매체 대허바오는 지난 17일 다운재킷 업체들이 충전재용으로 재활용하기 위해 중고 셔틀콕을 대량 구매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업체는 셔틀콕에서 깃털 부분만을 분리한 뒤 분쇄해 실처럼 만든 비사(飛絲)를 충전재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중국중앙TV(CCTV)에서 지난달 말 초저가 다운재킷 제품이 비사를 충전재로 사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며 논란이 촉발했다. 중국 현지 매체들이 비사의 출처를 찾기 위한 심층 취재에 나서면서 업계의 비밀이던 셔틀콕을 찾아낸 것.
매체에 따르면 전국의 배드민턴 경기장 청소 담당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나 배드민턴 애호가들이 중고 셔틀콕을 모아서 이들 업자에게 판매해 현금화하고 있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셔틀콕의 깃털을 분쇄해 만든 섬유는 가늘고 질기다"면서 "패딩 충전재나 베갯속 등으로 활용할 때 복원력이 좋은 편"이라고 대허바오에 전했다.
또 다른 업자는 "셔틀콕 재활용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뤄져 왔으며, 이것은 오히려 양심적인 편에 가깝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닭털이나 돼지털도 분쇄해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있다"면서 "추가적인 표백 과정까지 거친다"고 덧붙였다.
오리와 거위 깃털 가격이 최근 매년 1.5배 이상 오르면서 셔틀콕이 재활용 됐고, 이러한 가짜 다운재킷은 오리털·거위털로 된 충전재를 채운 것처럼 위장해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저렴한 가격에 유통되고 있다.
'셔틀콕재킷'은 보온성과 가벼움 등의 지표에서 진짜 다운재킷과는 큰 차이를 보이며, 제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이 섬유에 붙어있다가 알레르기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초저가로 유통되는 아동용 다운재킷을 구입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중국에서는 거위·오리 농가들이 돼지 사육으로 옮겨가면서 셔틀콕을 만들 깃털도 부족해져 지난 7월 셔틀콕 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