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예금’ 옛말…저축은행 예금금리도 1% 시대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입력 2020.03.13 06:00
수정 2020.03.13 05:37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 1.91%…2년·3년 만기도 1%대 진입

주요 저축은행들 수신금리 하향…초저금리 장기화 속 하락세 지속 전망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예치기간을 막론하고 1%대로 내려앉았다. 그동안 ‘고금리 예금’을 강점으로 수신고객을 적극 유치해 온 저축은행이지만 현재와 같은 초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경우 향후 1% 중반 금리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12개월(1년) 만기 기준 1.91%로 나타났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2.1%대를 유지하던 예금금리가 두 달여 만에 1%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6개월 전(2.46%)과 비교하면 0.5%p 가량 감소한 것으로 그 급락세가 확연하게 눈에 띈다.


1년 전 3%에 근접했던 36개월(3년) 만기 예금금리도 어느덧 2%대 금리가 무너진 상태다. 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36개월 평균 예금금리는 이날 1.95%로 파악됐다. 예치기간이 1년 짧은 24개월(2년) 예금금리도 1.94%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았다. 만기가 길수록 이율도 높다는 예금금리 공식이 사실상 깨진 것이다.


주요 저축은행들 역시 잇따라 수신금리 하향 조정에 나서고 있다. OK저축은행은 'OK저축은행 정기예금'과 'OK e-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1.9%에서 1.8%로 내렸다. SBI저축은행도 기존 1.8% 수준이던 12개월 이상 18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를 1.7%로 0.1%p 떨어뜨렸다.


그동안 시중은행들이 0%대 정기예금 상품을 선보일 때도 저축은행은 2% 중반에 달하는 금리를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금융당국 규정에 따라 예대율을 올해 110%, 내년에는 100%로 맞춰야 해 특판 등 공격적인 고금리 상품을 판매에 전력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저축은행이 내놓은 퇴직연금 흥행으로 예수금이 충분히 쌓여 굳이 무리하면서 높은 예금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설명이다.


또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국내외 금융시장의 초저금리 기조 역시 저축은행 금리 인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확산 등 여파로 미 연준이 지난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p 인하한 1.0~1.25%로 낮췄고, 영국도 기준금리 사상 최저인 0.25%로 긴급 인하했다.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인하 행렬에 동참하면서 한국은행의 4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이 같은 예금금리 하락 추세가 유지되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 금리가 1.5% 선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대출'을 지양하는 현 금융당국 정책 기조에 따라 대출 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할 경우 예금에 붙는 이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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