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미국 조야 인사들 만나 '전술핵 재배치' 필요성 강조

황정민 기자
입력 2017.10.25 14:47
수정 2017.10.25 14:53

공화당 '한국당과 같은 입장'…전술핵 최초 언급도

민주당 "핵우산으로 충분"…전술핵 배치 사실상 '반대'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24일(현지시간)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방미 이틀째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4일(현지시각) 미국 조야 인사들을 만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가운데 공화당 의원들은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기존의 반대 논리를 고수했다.

공화당 '한국당과 같은 입장'…전술핵 최초 언급도

홍 대표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코리 가드너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공화당), 쟨 샤코브스키 하원 원내수석부총무(민주당), 브래드 셔먼 하원 외무위원회 아태소위 간사(민주당), 폴 라이언 하원의장(공화당)을 차례로 면담했다.

공화당 측 코리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은 북핵 대응을 위한 하나의 ‘옵션’으로서 전술핵 재배치를 처음으로 언급했고, 폴 라이언 하원의장도 ‘한국당과 같은 입장‘이라는 공감을 건넸다고 한국당 참석 의원이 말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 면담과 관련, “(가드너 의원이) 중국에 정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며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실패하면 한국으로서는 전술핵 재배치와 자체 핵 개발 옵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가드너 동아태소위원장이 앞서 지난달 13일 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한차례 교류를 했을 당시만 해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명시적 발언을 하지 않았던 것에 비춰보면 진전된 입장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강 대변인은 폴 라이언 하원의장 발언에 대해서도 “(라이언 의장이) 북핵 문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에 대해 한국당이 답답하게 느낄 것을 이해한다”며 “공화당과 한국당은 보수정당으로서 같은 입장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측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한국당 참석 의원은 “적어도 공화당 내부에서 상당한 온도변화가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방미 대표단이 24일(현지시간)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면담을 하고 있다.ⓒ자유한국당

민주당 "핵우산으로 충분"…전술핵 배치 사실상 '반대'

반면, 민주당 측 쟨 샤코브스키 하원 원내수석부총무와 브래드 셔먼 하원 외무위 아태소위 간사는 ‘미국의 핵우산이면 충분하다‘는 전술핵 재배치 반대론자들의 기존 생각을 그대로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에 따르면, 샤코브스키 의원은 이날 회동에서 “개인적으로 전술핵 재배치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핵우산 약속은 분명하고 한국 안보를 지키겠다는 미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셔먼 의원 역시 “미국의 핵 배달 능력과 의지가 확고하다”며 “핵무기가 어디에 배치됐느냐 보다는 미국이 북한 위협에 대처할 충분한 능력과 의지가 있다는 게 분명하다”고 했다.

현재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만으로도 북핵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으로 사실상 전술핵 재배치에 반대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이에 홍 대표는 “북한의 핵개발 완성 단계가 수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며 “과거 구소련과 달리 (북한) 김정은은 예측이 불가능하고 판단력이 미숙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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