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안 여론조사] 안희정 20.7% '고공행진'…문재인·황교안 '주춤'

고수정 기자
입력 2017.02.22 10:53
수정 2017.02.22 17:49

<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안희정, 반문 정서 인한 '역선택' 영향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2월 넷째 주 정례조사의 지지율 상위권 결과. ⓒ알앤써치

<알앤써치 '국민들은 지금' 정기 여론조사>
안희정, 반문 정서 인한 '역선택' 영향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승세가 매섭다. 반면 같은 ‘상위권 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여전히 하락세다. 다만 안 지사의 높은 지지율은 집토끼보단 ‘산토끼’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데일리안이 의뢰해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2월 넷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2.1%포인트(p) 내린 34.1%로, 지난 8일 발표된 둘째 주 정례조사(36.9%)부터 3주째 하락세를 보인다.

안 지사는 20.7%로 문 전 대표의 뒤를 이었다. 그의 지지율은 둘째 주 정례조사부터 이번 조사까지 꾸준히 상승해왔으며, 바로미터 조사상 최초로 20% 선을 돌파했다. 보수 진영에서 유일하게 유의미한 지지율을 얻고 있는 황 권한대행(11.1%)은 문 전 대표와 같이 3주째 지지율 하락을 겪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하락했지만, 6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대와 전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충청에서 전주보다 10.7%p 대폭 상승한 38.4%의 지지를 얻으며 ‘충청 대망론’의 차기 주자로 꼽혔던 안 지사(30.6%)를 추월했다.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은 불분명한 거취에 따른 이탈로 분석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전통적인 보수층으로 분류되는 60세 이상 지지율이 전주보다 6.6p 폭락했고, 대구·경북(TK)에서도 11%p 떨어지며 문 전 대표(27.7%)와 안 지사(23.3%) 뒤로 밀렸다.

김미현 알앤써치 소장은 22일 본보와 통화에서 “안보 정국임에도 불구하고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라며 “언론의 상당수가 불출마에 무게를 두고 보도를 해 전통적 보수층이 서서히 이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만약 황 권한대행이 출마한다고 하면 지지층 결집으로 인해 지지율은 오를 수 있다”고 했다.

여야 차기 주자 선두 6명의 지지율. ⓒ데일리안

안 지사의 상승세는 60세 이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60세 이상에서 26.7%로 전주보다 7.3%p 오르며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안 지사의 지지율은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의한 역선택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속한 민주당의 지지층, 진보층이 아닌 보수·중도층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김 소장은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안 지사의 지지율은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라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경쟁자로 있는 상태에서 지지율 20%대를 얻었으면 엄청난 파괴력이 있다고 분석되지만, 현 상황은 반사이익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안 지사의 지지율은 보면 민주당 지지층이 아닌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에서 전폭적인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반문 정서로 인해 나타나는 역선택으로, 당 경선에 타당 지지층의 참여 비율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라면 안 지사는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 뒤로 밀려 3위를 기록할 수도 있다. 안 지사의 지지층은 응집력이 약하다”라고 분석했다.

실제 안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16.9%를 얻으며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주보다 1.2p 하락했다. 반면 이 시장은 문 전 대표(63.1%)의 하락 수치(6%p)까지 흡수한 모양새로, 전주 대비 6%p 오른 13.6%를 기록했다. 안 지사는 자유한국당(18.2%), 바른정당(24.2%), 국민의당(15.7%)에서 대표 주자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지지정당이 없거나 지지정당을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에서는 각각 34.4%와 30.2%로 1위를 차지했다.

더불어 같은 조사에서 여야 차기 주자 지지율은 문 전 대표(34.1%), 안 지사(20.7%), 황 권한대행(11.1%), 안철수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9.6%), 이재명 성남시장(9.0%),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3.6%),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2.0%), 이인제 자유한국당 전 최고위원(1.6%), 남경필 경기도지사·홍준표 경남도지사(1.0%), 심상정 정의당 대표(0.5%) 순이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1일 전국 성인남녀 1209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응답률은 3.2%, 표본추출은 성과 연령, 지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8%p다. 통계보정은 2016년 7월말 행정자치부 발표 주민등록 인구를 기반으로 성·연령·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했다.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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