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침침하고 뻑뻑하다면"…여름철 악화되는 'VDT 증후군' [김효경의 데일리 헬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6.11 05:00
수정 2026.06.11 05:00

장시간 디지털 기기 사용에 냉방까지 더해져 증상 악화

“안구건조증·시야 흐림·두통 유발…생활습관 관리 중요”

디지털 기기 장시간 사용 시 VDT 증후군 위험이 커질 수 있으며 대표적인 증상으로 안구건조증이 있다. ⓒ김안과병원



“눈이 좀 침침한 거 같은데, 눈 감고 쉬면 괜찮아지겠지?”


많은 직장인이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눈의 피로와 건조감은 ‘VDT 증후군’(Visual Display Terminal Syndrome)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름철에는 건조한 실내 환경까지 더해져 눈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VDT 증후군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 발생하는 신체적·정신적 이상 증상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안구건조증, 눈의 피로감, 충혈, 눈부심, 이물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직장인들이 오후 시간대에 눈의 피로를 더 크게 느끼는 이유는 오전부터 이어진 근거리 작업으로 눈의 조절 기능에 부담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를 오랫동안 응시하면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모양체근이 지속적으로 긴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태가 반복되면 초점 전환이 늦어지거나 사물이 흐릿하게 보일 수 있다.


안구건조증 치료의 기본은 인공눈물을 사용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이다. ⓒ김안과병원

안구건조증 역시 VDT 증후군 환자들이 흔히 겪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국내 안구건조증 환자는 연간 약 250만 명에 이른다. 2010년 약 8%였던 유병률은 최근 17%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에는 노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로 20~30대 젊은 환자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여름철에는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 습도가 낮아지면서 안구건조증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에어컨 바람에 직접 노출되면 눈물막이 쉽게 마르고, 화면에 집중할수록 눈 깜빡임 횟수도 줄어들어 안구 표면이 건조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콘택트렌즈를 착용하거나 장시간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라면 이러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되는데도 이를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건조감으로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다. 이 경우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서 안구 표면에 미세한 손상이 발생하고, 시야 흐림 증상이 반복되거나 각결막염 등 안질환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치료의 기본은 인공눈물을 통해 부족한 눈물을 보충하는 것이다. 증상과 원인에 따라 눈꺼풀이나 안구 표면의 염증을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윤활 성분이 포함된 인공눈물은 안구 표면의 마찰을 줄이고 눈물막을 안정화해 손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질 성분을 함유한 인공눈물은 눈물막의 지질층을 보호해 눈물 증발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VDT 증후군과 안구건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1시간마다 잠시라도 먼 곳을 바라보며 눈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화면 밝기는 주변 환경에 맞게 조절하고, 컴퓨터 모니터는 눈높이보다 약간 낮게 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고 의식적으로 눈을 자주 깜빡이는 습관도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고경민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오후 들어 눈이 침침하거나 초점이 잘 맞지 않고 눈이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안구건조증이나 VDT 증후군의 신호일 수 있다”며 “직장인은 업무 특성상 디지털 기기 사용을 줄이기 어려운 만큼 증상이 반복된다면 생활습관을 점검하고 안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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