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모평 국·수·영 모두 쉬웠다…"최상위권 변별력 확보 어려울 듯"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입력 2024.09.05 11:29
수정 2024.09.05 11:29

"국어·수학 1등급 컷, 6월 모평보다 평균 10점 상승 예상

영어 1등급 10%대 전망…'용암 영어' 6월 모평 의식한 듯

입시 업계 "본 수능, 9월 모평보다 더 어려울 것…N수생 변수"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 9월 모의평가 날인 4일 오전 울산 남구 삼산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치르고 있다.ⓒ뉴시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는 마지막 모의평가인 9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졌다. 이날 시행된 9월 모평은 전반적으로 평이하게 출제된 것으로 평가됐다.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직전 시험이던 6월 모의평가 당시 불거진 '불수능'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어와 수학 영역은 작년 수능은 물론 올해 6월 모평보다 평이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EBS는 9월 모평은 2024학년도 수능과 2025학년도 6월 모평보다는 쉽게 출제됐다며 이는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려는 시도를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BS 국어 대표 강사인 한병훈 천안 중앙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학년도 수능 9월 모평 국어영역 출제 경향 브리핑에서 "전체적인 난이도는 2024학년도 수능, 올해 6월 모평보다 쉬운 편이었다"며 "절대적인 난이도로만 보면 작년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살짝 쉬운 편"이라고 평가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독서 과목에서 일부 까다로운 지문이 나오긴 했지만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2024학년도 수능, 올해 6월 모평와 비교해 공통과목인 독서는 비슷하고 문학은 약간 쉽게, 선택과목도 쉽게 출제됐다"며 "특히 독서 영역은 지문이 대부분 EBS와 연계돼 소재가 익숙하고, 정보 밀도가 낮아 평이했다"라고 분석했다.


수학 영역 난이도도 지난 6월 모평보다 쉬워진 것으로 평가된다.


EBS 수학 강사인 심주석 인천하늘고 교사는 "작년 9월 모의평가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이 2520명이었고, 올해 6월 모평에서는 697명이었다"며 "이번에는 수학 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이 (작년 9월과 올해 6월 모평 사이인) 1천명 내외로 형성될 것 같다"고 예상했다.


지난 6월 모평에서 '용암 영어'라고 불린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 취지를 살려 역시 쉽게 출제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실시된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동문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영어 영역의 경우 90점 이상으로 1등급을 받은 수험생 비율이 지난 6월 모평에서 1.47%에 그쳤다. 이는 영어 영역에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최저여서 영어 교육 부담 경감이라는 영어 절대평가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EBS 대표 영어 강사인 김예령 대원외고 교사는 "전반적으로 일상적인 소재를 다뤄 EBS 연계 교재를 통해 다양한 소재들을 접해 온 수험생이 수월하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다수 출제했다"면서 "추론이나 종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 수를 줄이고, 중난도 문항의 오답 선지 매력도를 낮춘 평이한 문항들을 많이 출제해 중하위권 부담을 줄이려 했다"고 말했다.


입시업계에서는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 영역이 모두 평이해지면서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 모평과 비교해 국어, 수학은 평균적으로 7문제 정도 더 맞춰 12∼15점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 1등급 비율은 1%대에서 11.31%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이번에 의대 증원까지 있는데, 최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BSi와 종로학원, 진학사 등이 추정한 실시간 1등급 커트라인은 국어 영역의 경우 '언어와 매체' 95∼97점, '화법과 작문' 97∼98점으로 추정됐다. 두 문제를 틀리면 2등급으로 내려간다는 의미다.


수학은 '미적분' 91∼92점, '기하' 93∼94점, '확률과 통계' 95∼97점에서 1·2등급이 갈릴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본수능은 이번 모평만큼 쉽게 출제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의대 증원으로 최상위권 'N수생'이 많이 가세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쉽게 출제했다간 '물수능'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는 "변별력이 필요한 2025학년도 수능에서 9월 모평과 같은 평이한 난이도로 수능을 출제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며 "수험생들은 9월 모평 난이도나 점수에 현혹돼 학습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허찬영 기자 (hcy@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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