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證 지분 인수 협상 돌입…KCGI 인수시 시너지 효과 기대
입력 2024.08.03 07:00
수정 2024.08.03 07:00
KCGI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5주간 협상
지분율 29.6% 두고 논의…합의 시 대주주 지위
불공정 논란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관건
한양증권이 경영권 지분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KCGI를 선정하며 회사를 매각하기 위한 물꼬를 텄다. 최종 인수까지 과정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에도 KCGI가 최종 인수를 성사시키면 이미 보유한 자산운용과의 시너지 효과가 창출이 기대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양증권은 이날 KCGI를 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5주 간의 독점 협상에 나섰다. 양측 간 합의 시 협상은 1주 연장 가능하며 매매계약 체결 여부는 추후 공시된다.
한양증권은 지난 달 중순 지분 매각 추진 소식을 전했는데 공시가 나온지 약 3주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짓게 됐다.
KCGI 외에도 LF그룹, 케이엘앤파트너스, HXD화성개발 컨소시엄, 케이프증권 등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고 인수 경쟁에 뛰어 들었으나 고배를 마셨다. 단, LF그룹은 차순위 협상대상자다.
향후 KCGI가 한양학원과 특수관계인이 내놓은 한양증권 지분을 사들이면 대주주가 되며 경영권을 갖게 된다. 협상테이블에 올라온 매매 대상주식은 보통주 376만6973주로 지분율은 29.6%다.
현재 한양학원과 특수관계인은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은 41.07%(522만7243주)인데 한양학원과 김종량 한양대 이사장은 각각 지분 4.99%, 4.05%는 남겨뒀다.
한양증권은 기업금융(IB)·채권 부문에 강점을 가진 강소 증권사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은 4898억원으로 자기자본 기준 회사 규모는 국내 30위권 수준이다.
수익 창출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양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중소형사들이 실적이 주춤할 때도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96억원, 당기순이익은 13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2.1%, 23.3% 증가했다.
다만 한양증권은 IB·채권 부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대고객 접점이 부족해 사업 구조가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업계는 KCGI가 한양증권을 최종 인수하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산운용사와 시너지를 통해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을 내놓는다.
지난 2018년 강성부 대표가 설립한 사모펀드인 KCGI는 지난해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KCGI자산운용을 출범시켰다. 자산운용사는 이달 출범 1주년을 맞이하는데 인수 전 KCGI는 인수 전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에서 허덕이던 회사를 흑자 전환시키며 안정적인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업계에선 KCGI가 한양증권을 최종적으로 인수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관문이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일각에서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불공정한 거래라는 주장이 나오며 금융감독원이 심사를 꼼꼼히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한양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예비입찰, 실사, 본입찰 등 관련 절차를 모두 생략한 점과 관련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매각 공식화 이후 불과 3주 만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며 인수자를 이미 정해놓은 ‘수의계약’인데 형식상 절차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양학원과 김종량 이사장 ‘5%룰’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 지분을 남긴 것과 관련해서도 석연치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영권을 잠시 맡겼다가 유동성이 확보되면 지분 매입을 하지 않겠냐는 의혹 제기다.
양측은 시장의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인수 협상을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KCGI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감사드리고 금융당국의 적법한 승인 절차를 거칠 것”이라며 “최종 인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