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원성에 직접 나선 임주현 한미 부회장…임시주총 다시 열리나(종합)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입력 2024.07.26 20:07
수정 2024.07.26 20:08

오너일가-소액주주연대 주총 이후 첫 대면

“대외 이슈로 호실적·R&D 성과 등 저평가”

임시주총 개최 가능성 시사…‘키맨’ 신동국 주축

임주현 한미그룹 부회장과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가 26일 오후 경기도 동탄 한미약품 R&D 센터에서 면담을 가지고 있다. ⓒ한미그룹

한미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잡음으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임주현 부회장과 소액주주연대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했다. 이날 대면에서는 경영구조 재편을 위한 임시 주총 개최 가능성이 제기됐다.


임 부회장과 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는 26일 오후 2시 경기도 동탄 한미약품 연구개발(R&D)센터에서 약 90분간 질의응답 형식의 면담을 가졌다. 이번 면담은 지난 24일 주주연대가 임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삼남매에게 주가 부양 등 현안에 대한 면담 요청을 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면담장에는 임 부회장과 최인영 R&D 센터장, 김승준 한미약품 IR그룹장 등이 자리했다. 주주연대 측에서는 이준용 주주연대 대표와 이상목 인증기반 주주행동 플랫폼 ‘액트’ 대표 등 총 5명이 참석했다.


임 부회장 “조직 안정화 서두르겠다”…한미 기업가치 제고 ‘확신’

주주연대가 가장 집중적으로 질의한 대목은 ‘주가 부양’이다.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지난 3월 정기주총 당시 4만원 초반대였지만 이후 계속된 하락세로 3개월 만에 3만원선을 뚫었다. 이날 종가 기준 한미사이언스 주가는 3만2100원이다.


임 부회장은 기업가치 저평가에 대한 이유를 묻는 주주에 “최근 3~4년을 돌아보면 선대 회장 타계, 상속세 이슈 등 여러 문제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며 “제일 안타까운 것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 실적이나 R&D 성과 측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대외적 이슈로 좋은 소식이 많이 묻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빨리 조직이 안정화되고 경영권 분쟁 문제가 매듭지어진다면 다시 예전의 기업 가치를 조명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조직 안정화 준비 과정을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상속세 이슈 등이 빠른 속도 로 해결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함께 배석한 최 센터장 역시 “한미그룹은 글로벌 수준에서 현격한 차이의 경쟁력을 보이지 않는 파이프라인은 공개하지 않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 공개된 파이프라인은 대부분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내 최고 신약)’ 수준의 효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미약품의 발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확신을 보였다.


경영구조 재편 윤곽은 ‘아직’…임시주총서 드러날까

임 부회장은 구체적인 조직 안정화 시점과 경영구조 재편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그는 “경영구조 등과 관련해서는 제가 답변드리기엔 적절치 않다”며 “현재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주축으로 임시주총 개최 등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발발 이후 줄곧 ‘키맨’으로 언급된 인물이다. 고(故) 임성기 선대회장의 막역지우로 알려진 그는 최근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임 부회장의 지분 일부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18.93%를 확보해 오너일가보다 더 많은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송 회장 모녀와 신 회장은 지분 매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형제와는 경영 구조 재편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임 부회장은 “의도치 않게 언짢은 소식들로 시끄럽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신약 개발이라는 한미약품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지적을 참고해 경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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