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데드라인 D-1’ 법적 대응 칼 뽑은 정부…의협은 콧방귀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입력 2024.02.28 14:50
수정 2024.02.28 23:15

3월부터 미복귀 전공의에 사법절차 불가피

전날 의협 전현직 고발 이어 자택방문 명령

정부 ‘원칙 대응’ 본격화…엄정 대응 기조 유지

의협 “전공의 겁박 시작…정부가 초조하다는 것”

전공의 집단이탈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7일 대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의료진이 지친 모습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9일을 하루 앞두고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를 고발하거나수련병원의 전공의 대표자 등의 집에 직접 찾아가 업무개시명령을 하는 등 전면전을 예고했다.


의사단체에서 집단행동을 하는 동안 정부는 우편이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등으로만 업무개시명령을 내렸고 실제 어떤 의사도 고소·고발을 하지 않았으나 행정 처분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해석된다.


28일 정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전공의 대표 자택에 방문해 명령을 직접 전달했다. 의료계가 송달 효력을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이에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에 협조 요청도 해둔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이 민원인 등의 집을 직접 방문할 때는 반발 등에 대비하기 위해 통상 경찰을 대동한다. 자택 방문을 통한 명령 교부를 확실히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날에는 의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의협 관계자들을 고발하기도 했다. 고발 대상은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다.


또 인터넷, SNS 등에 선동 글을 올린 ‘성명불상자’도 같이 고발했다. 복지부가 제기한 혐의는 의료법 59조와 88조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위반, 형법에 따른 업무방해, 그리고 교사 및 방조 등이다.


전공의들의 복귀 기한이 다가오자 의사 집단행동에 대한 정부의 ‘원칙 대응’이 본격화하는 것이다.


이번 자택 방문은 정부가 전공의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경고로도 풀이된다. 그간 집단행동 선동이나 주도에 대해 사법처리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정부가 현재 전공의들을 가장 크게 흔들고 있는 선배 격 의사들을 먼저 고발했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3월부터 업무개시명령 불이행자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조치, 사법절차 진행이 불가피하다며, 전공의들에게 오는 29일까지 병원으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 상태다.


그럼에도 전날 기준 99개 수련병원에서 80.8%인 9937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73.1%인 8992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정부의 전공의 복귀 최후통첩 이후 일부 복귀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큰 효과는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복지부는 29일이 지나면 3월 4일께 미복귀 전공의 수를 파악하는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미복귀자 집계가 완료되는 대로 경찰에 고발시 경찰은 피고발인에게 즉시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등 정식 수사 절차가 진행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의협 비대위는 정부가 무리한 처벌로 국민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의료 현장을 더욱 파국으로 몰아간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전임의와 인턴 및 상당수 전공의의 계약이 갱신되는 29일을 앞두고 정부는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29일까지 복귀하면 처벌하지 않겠다는 엄포에도 전공의들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고발 및 자택 방문으로 전공의들을 겁박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3월부터 정부가 전공의들에 대한 고발을 비롯한 처벌을 본격화한다면 앞으로 대한민국 병원에서 전공의는 찾을 수 없는 존재가 돼버릴 것”이라며 “의사들의 파업보다 더욱 무서운 것이 의사들의 포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석 기자 (real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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