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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전공의들 복귀했다는데…현장에선 "글쎄"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4.02.27 19:20
수정 2024.02.27 19:21

병원들, 외래 및 입원·수술 50% 축소해 비상진료체계 가동…응급·위중증 환자 집중

서울대병원, 응급실 및 암 단기병동 환자들 다른 병동으로 이동…암환자 진료마저 연기

의사들 번아웃 위험 현실화…전임의 및 교수들, 전공의 빈자리 채우며 야간당직도 맡아

정부, 29일까지 복귀시 책임 묻지않겠다고 강조했지만…전공의들 "돌아갈 명분 없어"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환자가 응급실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집단사직한 전공의들에게 ‘2월 내 복귀’ 최후통첩을 했으나, 전공의들의 대거 복귀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꽤 복귀하고 있다고 파악했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시내 주요 병원에서 대부분의 전공의가 복귀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달부터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 '막내 전공의'인 인턴들마저 대부분 임용을 포기한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요 병원은 외래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을 50%가량 연기·축소하며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환자의 중증도에 따라 급하지 않은 수술과 외래는 모두 뒤로 미루고, 응급·위중증 환자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진료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응급실 단기병동과 암 단기병동에 있던 환자를 다른 병동으로 옮기는 등의 조치를 진행 중이다. 전반적인 수술이 축소되면서 신규 입원 환자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장에서는 사실상의 '병동 폐쇄'라고 봤지만, 병원 측은 폐쇄가 아닌 병동 운영을 효율화 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암 환자의 수술과 항암 치료, 외래진료 등이 밀리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환자들의 불안과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외 나머지 '빅5' 병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전날 오후 6시 기준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요청된 상담 수는 78건이고, 이 중 51건은 피해신고서를 접수했다.


신고센터는 지난 19일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총 623건을 상담했다. 피해신고서가 접수된 278건 중에서는 수술 지연이 207건으로 가장 많았고, 진료 취소 29건, 진료 거절 28건, 입원 지연 14건 순이었다.


지난 1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시스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현장에 남아있는 의사들의 번아웃(탈진) 위험도 현실화하고 있다.


현재 각 병원은 전공의의 빈 자리를 전임의와 교수들로 메우며 버티는 중이다. 이들이 외래 진료와 수술, 입원 환자 관리, 야간 당직을 모두 도맡다 보니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대부분의 병원은 이달 말에서 내달 초가 현장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이날 "복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통계를 집계하기가 어렵다"면서도 "일부 병원에서는 전공의들이 꽤 복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복귀하는 전공의를 찾아보기 힘들어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이다.


정부가 "전공의들이 29일까지 복귀하면 아무런 책임도 묻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전공의들이 돌아올 만한 '명분'이 없다는 게 의료계의 판단이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빅5' 병원의 예비 인턴 대다수가 임용을 포기한 가운데, 이를 번복한 사례도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병원은 우선 기다려 본다는 입장이다. '빅5 병원' 인턴의 90% 상당이 수련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으나, 이들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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