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전청조와 대질신문 앞둔 남현희…왜 '거짓말탐지기' 요청했을까? [법조계에 물어보니 272]
입력 2023.11.08 09:00
수정 2023.11.08 09:01
남현희, 8일 경찰 조사서 전청조와 대질 신문 예정…거짓말탐지기 사용 요청
법조계 "거짓말탐지기서 남현희 말 진실로 판단되면…수사기관서 그 결과 무시할 수 없어"
"남현희 말 진실로 나오면 공범 아니라고 결론 날 가능성 커…여론 안 좋은 상황서 결백 밝히려는 듯"
"거짓말탐지기, 주장 엇갈릴 때 진술 신빙성 증명할 최후의 수단…객관적 증거 없을 때 주로 사용"
전청조 씨의 사기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 씨가 8일 예정된 전 씨와의 대질 신문에서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수사기관에서 거짓말 탐지기 시행 결과 남 씨 말이 진실로 나오고 전 씨 쪽이 거짓으로 나오면 공범이 아니라고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며 "남 씨는 자신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거짓말탐지기라도 해서 결백을 밝히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8일 법조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 남 씨를 소환해 전 씨와 대질 신문을 진행할 방침이다.
남 씨는 줄곧 전 씨의 사기 행각을 몰랐다며 자신이 공범이 아닌 피해자라고 주장해 왔다. 남 씨 측은 지난달 31일 법률대리인을 통해 송파경찰서에 전 씨와 전 씨의 어머니, 김민석 강서구의회 의원에 대한 고소 및 고발장을 접수하는 과정에서 거짓말탐지기 사용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짓말탐지기는 피의자에게 피의 사실과 관련된 질문을 하고, 응답 시 나타나는 생리적 변화를 검사지에 기록하는 장치다. 거짓말을 할 때 발생하는 불안·긴장·초조 등의 감정을 맥박·혈압 등의 변화로 파악해 거짓말 여부를 감지하는 원리다.
다만 대법원은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피의자 스스로 자신의 거짓말을 진실이라고 믿으면 '거짓'으로 판단되지 않는 등 정확도를 100%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는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중요한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도 남 씨가 결백을 입증할 수단으로 거짓말탐지기 사용을 요청했을 것으로 봤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거짓말탐지기에서 남 씨의 말이 진실로 판단되면 사실 수사기관에서는 그 결과를 무시할 수 없다"며 "수사기관과 법원이 거짓말탐지기 결과를 받아들이는 감도가 조금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거짓말 탐지기 시행 결과 남 씨 말이 진실로 나오고 전 씨 쪽이 거짓으로 나오면 공범이 아니라고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며 "남 씨는 자신에 대한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거짓말탐지기라도 해서 결백을 밝히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거짓말탐지기는 서로 진술이 안 맞을 때 '내 말이 맞는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이라며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일을 증명할 만한 객관적 자료나 증거가 없을 때 보통 거짓말탐지기를 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 씨가 적극적으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한다고 하는 걸 보면 자신의 주장이 진실이라는 점을 어떻게든 밝히려고 하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남 씨의 경우 거짓말탐지기가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그만큼 결백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요청한 듯하다"며 "전반적으로 자신이 전 씨의 범행을 몰랐다는 취지로 주장하기 위한 선택 같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