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주가 더 뛴다는데…공매도 무덤될까
입력 2023.03.14 12:01
수정 2023.03.14 12:07
공매도 평균가 대비 주가 23% 상회
대차잔고 28조…우상향시 손실 예상
에코프로비엠이 공매도 무덤이 될 조짐이다. 공매도가 대거 몰린 가운데 주가 추가 상승에 무게가 실리며 손실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국내 증시에서 예외적으로 개인이 공매도를 이긴 사례가 될지 주목된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5315억원으로 연초(4868억원) 대비 9.2%(447억원) 늘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시가총액에서 공매도 비중은 되레 2.68%(5.33%→2.65%)나 줄었다.
공매도 지속에도 주가가 급등하며 영향력이 줄어든 셈이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올 들어 전날인 13일까지 120.41%(9만2100원→20만3000원)나 급등했고 시총도 배 이상(10조3767억원·9조75억원→19조3842억원) 늘었다.
이에 공매도 투자자의 손실 금액은 클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평균가격은 15만6170원으로 전날 종가인 20만3000원보다 23.06% 낮다.
공매도 평균가는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보다 높게 오르면 공매도 투자자가 손실을 보고 반대로 주가가 공매도 평균가보다 낮아지면 이익을 얻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 손실 증가에도 에코프로비엠을 대상으로 한 공매도 지속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 달에만 두 차례(7일·8일)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돼 거래에 제동이 걸렸음에도 대차 거래 잔고가 쌓여 있어서다.
에코프로비엠의 대차거래 잔고는 전날 기준 27조7737억원으로 코스닥 시장 내 차순위인 에스엠(5417억원)과 비교해 5배 이상 많다. 유가증권시장을 포함해도 대차거래 잔고가 많은 종목은 삼성전자(97조6598억원)를 제외하면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장외에서 주식을 대여·상환하는 거래인 대차거래는 빌려온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는 공매도와 상호 연관관계를 가진 것으로 해석한다.
공매도는 늘고 있으나 주가 전망은 상단이 높아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이미 증권사 추정치를 16.83% 넘어선 상황이다.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25만원으로 78.6% 상향 조정했다. 13일 종가(20만3000원)를 감안하면 아직도 약 25%가량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단 평가다.
증권가 예상대로 주가가 우상향을 지속할 경우 공매도 투자자의 손실 규모는 지속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올 들어 개인이 에코프로비엠을 2059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공매도를 상대로 개인이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공매도를 갚아야 할 시점에도 여전히 주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손실을 감수해서라도 되사서 갚아야 한다”며 “숏 스퀴즈(short squeeze) 발생시 주가는 더 뛸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