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에 엄석대?' 이준석 선 넘나…친윤 "스스로 돌아보라"
입력 2023.03.06 13:33
수정 2023.03.06 13:34
개고기·신군부 이어 '독재'에 尹 비유
"건강한 목소리 아닌 내부총질" 반발
"나만 옳다는 이준석이 준석대" 비판도
논란 불구 이준석 '엄석대 논쟁' 확전
국민의힘 상황을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비유해 논란의 중심에 오른 이준석 전 대표가 계속해서 전선을 넓히고 있다. 논쟁이 커질수록 당내 비윤 진영이 결집해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준석계 후보들에게 유리해질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개혁 성향의 당원들한테 어떻게 (투표 의욕을) 불러일으킬까 생각을 하다가 소위 말하는 엄석대 얘기를 한 것"이라며 "내가 던지는 표의 의미가 무엇인가, 그런 것을 일깨워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말 사이 설전을 주고받았던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한 비난도 이어갔다. 이 전 대표는 "홍 시장님 정도면 엄석대에 저항하는 모습으로 정치를 해야 된다고 보는데 최근 보면 체육부장 역할을 자처하고 계신 것 같다"며 비꼬았다.
앞서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떻게 우리당 대통령을 무뢰배 엄석대에 비유를 하느냐"며 "우리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민주당보다 더한 짓을 하는 건 예의도 아니고 도리도 아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마음이 급한 줄 알지만 이제 그만 자중했으면 한다"며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의 발언이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소설 속 등장인물인 '엄석대'는 독재 정권을 상징하는데, 이는 곧 윤석열 정부를 독재라고 규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란 점에서다. 이 전 대표의 이 같은 인식하에서 윤석열 정부는 타도해야 할 대상일 뿐, 그의 발언은 성공을 위한 회초리나 쓴소리가 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지난해에는 "양두구육"이라는 표현과 함께 신군부에 비유했다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조수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건강한 비주류는 만들어서라도 (당내에) 있어야 되는데, 지금 이 전 대표나 이 전 대표의 대리인들은 건강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내부 총질과 정당민주주의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본인들이 주류가 돼 보겠다고 엉뚱한 일을 하는 것을 정당민주주의라고 포장하려고 해도 당원들은 속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론 이 전 대표가 본인 입으로 윤 대통령을 '엄석대'에 비유한 것은 아니다. 대신 '언론인들의 해석'이라거나, '모두가 그렇게 해석을 했다면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 엄석대는 누구일까. 엄석대 측 핵심 관계자는 어떤 사람들일까"라고 묻는 등 해석을 강제해놓고,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재원 최고위원 후보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도 스스로를 한 번 돌이켜 보는 게 필요하다. 지금까지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끼는 것은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있는지, 잘못한 점이 있다면 교정할 생각이 있는지 굉장히 의문"이라며 "자신만 옳고 나머지 모든 사람은 다 틀렸다고 생각하면서 공격하는 것만을 유일한 정치활동으로 생각한다면 그게 과연 정치의 본질인지 비판적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선배 정치인들을 향한 비아냥이나 조롱 이런 게 도가 넘었다"며 "당원들이 이준석과 이준석 키즈들에게 안 되겠다고 따끔한 회초리를 때리는 게 이번 전당대회의 의의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의 이야기를 할 게 아니라 본인이 왜 네티즌들에게 준석대라는 소리를 듣는지 한번 돌아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