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시험 치는 윤석열의 리더십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2.01.04 02:31
수정 2022.01.03 15:31

살아 있는 정권과 맞선 결기, ‘윤석열다움’ 회복이 지지율 반등의 열쇠

‘이준석 문제 하나 못 푸는 사람에게 나라 맡길 수 있나?’ 의문에 답해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일 오전 갑작스럽게 이후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로 들어오고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추락은 그의 이미지와 다른 결단력 부족, 지도력에 대한 답답함, 회의 탓이 절대적이다.


‘1일1실언’ 같은 게 위기의 본질이 아니다. 실언이란 딱지를 붙이고 싶어 하는 집권당 후보 이재명 측과 자세히 뜯어보면 능히 이해할 수 있는 말도 거두절미해 논란거리를 만드는 특기와 습관을 가지고 있는 일부 언론들의 주장일 뿐이다.


부인 김건희의 과장, 허위 이력도 그를 추락 시킨 진짜 범인은 아니다. 오히려 무조건 잘못했다는 사과문 발표로, 인상 좋은 외모와 함께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그 시기에 하필 당 대표 이준석의 내부 총질이 통제 불능 수준으로 막가고 윤석열은 이를 속수무책으로 방치, 여론이 더 악화됐다.


지난 번 그의 1차 땡강 후 윤석열이 껴안은 ‘울산 봉합’은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언론에 비쳤다.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평가를 유보한 것이었다. 한 번쯤 ‘인내’와 ‘포용’으로 봐주고 넘어간 것이다. 이번엔 다르다. ‘저 사람, 저 정도밖에 안 됐나?’하는 실망과 회의가 성난 파도처럼 거세다.


여전히 남아 있는 사람들은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일편단심 애국우파, 열성 보수 세력뿐이다. 충성도가 그보다 약한 보수 지지자들과 중도 성향, 젊은 층은 흔들려 하나 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재명에게 까지는 넘어가진 않은 상태이다. 안철수 쪽으로 몸을 기울이거나 일단 부동층으로 빠지고 있다.


이렇게 지난 리더십 시험에서 과락을 맞은 윤석열은 재시험 답안지 작성을 수일 내로 해야만 한다. 부동층 유권자들이 그 기회만큼은 주고 있다. 그 답에 따라 돌아올지 영영 떠나갈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신년 벽두 윤석열에게 중요한 일은 어디 행사장이나 사업장 찾아가 한 줌의 지지자들 앞에 놓고 즉흥 연설 하는 게 아니다. 그런 걸로 위로 받으려 하지 말라.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하고 잘 꺼야 한다. 그것은 이준석 문제에 관한, 윤석열다운 단호한 선 긋기다.


그는 처음부터 마음에 없는 윤석열 지원에 마지못해 나선 당 대표였다.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 일에 흥이 안 나던 마당에 핑계 거리를 찾은 것이 ‘윤핵관’이었다. 그는 이 측근들과의 싸움을 선대위 철수 명분으로 삼았다.


나가서 이제 마음 놓고 윤석열을 까대는 신문 인터뷰, 방송 출연을 하고 있다. 무명 유튜브 매체에 나가 “그는 쓸 데 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이긴다”라는 조롱까지 하면서……. 가만히 있어야 할 사람은 이준석 자신이란 걸 그 혼자만 모른다. 한국 정당사에 없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내분, 분탕질과 그것을 제어하지 못하는 윤석열의, 후하게 보면 사람이 좋고 박하게 보면 우유부단이, 작금의 지지율 폭락 참사를 부른 가장 큰 원인이다.


이준석은 성접대 의혹까지 받는 처지로 빠져 있다. 검찰 공소장에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의 이적행위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왜? 믿는 게 있기 때문이다. 쌍방 고소전의 진실이 밝혀지려면 대선 선거일이 지남은 물론 자신의 당 대표 임기 기간 내에도 어렵다. 또한 친정부 언론과 집권당이 자기편이다. 그들은 이준석을 자기 편처럼 옹호하고 있다. 이거 무지 괴이하지 아니한가?


탈문 진보 변호사 신평이 말했듯이 적군의 도움을 받는 장수가 아군을 지휘해서 전쟁에 이길 수는 없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아예 전쟁에 이길 생각도 없는 장수다. 차라리 져야 자기에게 유리하다는 계산을 하는 듯 한 망나니 철부지 지휘관이다. 그는 전쟁에서 이겨도 아군 진영에 의해 이적행위 책임을 추궁 당하게 될 것이요 지게 되면 운명은 불문가지다.


윤석열이 새해 첫 주에 반성하고 숙고해야 할 일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깨닫고, 그 다음엔 전열을 어떻게 정비해서 여하히 반격을 펼 것인가이다. 잘못은 자신의 리더십이며 전열 정비의 첫 번째 대상은 이준석과의 관계다. 이 작업에 모든 걸 걸어야 한다. 적이 아니라 아군을 겨냥하는 일이 엄중한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그것이 현실이다. 그가 더는 후보와 선대위에 악성 언급을 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하지 않고서는 윤석열의 정치력에 대한 국민의 의문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그는 대통령 후보로서 당무 우선권이라는 칼을 쥐고 있다. 이걸로 당 대표 지위와 권한을 상당 부분 배제할 수도 있다. 이것이 무리라면 적극적 무시도 다른 방법이다. 당원들 여론도 그의 편이다. 2030 일부가 이준석 광팬들이라면 나머지 절대 다수는 이준석의 경거망동, 패악질 이적행위에 분노하고 있다.


이준석 다음 순서는 홍준표다. 그는 아직도 윤석열을 경선 경쟁자로 보고 그가 낙마하기만을 바라는 경선 불복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 또 김종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모습도 윤석열에 대한 믿음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윤석열 캠프는 윤석열이 리더라는 이미지를 하루빨리 굳혀야만 그를 차기 대통령 감으로 사람들은 생각하게 된다


윤석열은 위기의 본질이 캠프 내부에 있다는 사실을 직시할 때 그 위기에서 벗어날 수가 있다. 자신의 지지 원천인 살아 있는 권력에 맞선 결기, ‘윤석열다움’을 다시 찾아야만 한다. 중도 성향의 다수 국민들은 그에게 묻는다.


‘이준석 문제 하나 풀지 못하는 사람에게 나라를 맡길 수 있겠나?’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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