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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김건희의 과공비례(過恭非禮)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12.28 07:30
수정 2021.12.28 10:42

문재인에 사의(謝意)…변호사의 오판이거나 朴 심각한 정신 상태

김건희 사과, 감성적 호소는 옥에 티지만 외모와 태도 효과 매우 클 것

ⓒ데일리안 DB

사면되는 전 대통령 박근혜가 내놓은 입장문과 내년 대선에 출마하는 보수 야당 후보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가 발표한 사과문은 수위(水位)가 셌다.


현직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 그리고 일반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의 강도가 높았다는 뜻이 아니고 그 반대의 의미로 그랬다. 듣는 사람(보수 우파)의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예상 밖의 비굴함으로 느껴졌을 정도다. 과공비례(過恭非禮, 지나친 공손은 예의가 아님)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파격적인 감사와 죄송의 표현이 의문스런 여운을 주었다.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당국에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

박근혜의 대리인인 변호사 유영하는 이렇게 박의 마음을 대신해 써서 읽었다. 국민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는 건 좋다. 그런데, 문재인에게 깊은 사의(謝意)를 표한다? 이건 좀 지나치게 자존심을 굽힌 표현으로서 그녀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돌팔매와 사법당국의 단죄가 죄질의 정도를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굴욕감을 주는 과공(過恭)이었다.


물론, 저 문장을 말 그대로 받아들여 시비를 걸어선 안 되고 의례적인 예의 표시로 치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평소 그녀의 입장과는 다른 게 사실이다. 얼마든지 다른 표현으로 의연(毅然)과 기품(氣品)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


박근혜는 직권남용(국장농단), 뇌물수수 등의 죄로 모두 징역 22년이 확정돼 그동안 4년 9개월을 감방에 갇혀 있어왔다. 그녀의 혐의를 바라보는 좌파와 우파의 시각은 정반대다. 좌파들은 천하에 부도덕하고 국정을 망친 여자 대통령(지금은 청와대 소통 수석조차 ‘전 대통령’이란 말을 빼고 ‘씨’라고 부른다)이라고 아직도 분노를 삭이지 않는 반면 그녀에게 동정적인 우파들은 무능하고 문제는 있었을망정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날 정도는 아니었다는 의견을 보인다.


촛불 집회라는 형식의 좌파가 주도하고 일반 국민들도 다수가 동조한 ‘광기’ 쿠데타에 의해 탄핵이 되고 투옥됨으로써 그녀는 영문 모르고 당한 죗값을 충분히 치렸다. 건강이 극도로 악화되는 지경에 이르렀으나 이 정권은 국민 여론을 핑계로 석방에 극구 반대했다.


그 여론이 갑자기 60%(사면 찬성)로 바뀐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년 대선에 그것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진보좌파 지지자들의 계산 탓이다. 이런 마당에 나온 유영하의 감사의 말은 도둑이 훔친 물건을 돌려준 데 대해 고마워서 눈물겨워하는 태도와 마찬가지로 들린다.


박근혜는 아마도 정신이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존엄을 상실할 정도에 이르렀지 않나 한다. 심각한 정신적 문제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아니면 유영하가 그 모습을 지켜봐오다 한계에 이른 시점에서 문재인의 사면 결정이 발표되니 감읍해서 오판, 체면 불구하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라고 아뢴 것일 수도 있다.


김건희는 대학 시간강사 지원 이력서에 학력과 수상 경력을 과장하거나 허위로 기재한 사실 때문에 친정부 언론들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으며 남편 윤석열의 지지율이 떨어지자 의혹 제기 12일 만에 본인이 직접 사과했다. 죄송, 사죄, 반성이라는 ‘여의도 문법’에서 좀처럼 쓰지 않는 ‘여염집 아낙’의 사과 용어를 반복적으로 되뇐 감성적 호소에 백기 투항이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둬주십시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러나 그녀의 정숙한 자세, 겸손한 표현, 그리고 청순한 외모는 보수우파 지지자들과 중도 성향 유권자들에게 매우 커다란 폭발력을 보이게 될 것이다. ‘영부인’ 감의 과거가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녀가 어떤 얼굴과 몸매, 말투로 대중들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는가 하는 사실이 대단히 중요한 게 우리 현실이다.


세상에 거짓말해보지 않는 사람이 없듯이 이력서를 작성할 때 부풀리지 않는 이들은 많지 않다. 김건희와 윤석열 캠프는 이런 상식과 국민 정서에 대한 판단을 그르쳐 적절한 사과 시점을 놓치긴 했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만 했다.


그러지 않고 그 인상 좋은 얼굴로 좀 더 일찍 당당하게 나서 인정할 건 인정하고 부인할 건 부인했다면 구구절절 죄송하고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엎드리지 않아도 됐지 않았겠는가? 만시지탄(晩時之嘆)이지만, 그녀의 사과는 윤석열 지지율 반등에 큰 도움이 될 성공작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래서 다행히 지나치게 죄송해 한, ‘옥에 티’가 두드러지진 않았다.


비굴할 정도의 감사와 사과 표현은 사실 박근혜와 김건희에게만 뭐라고 할 수 없는 일이다. 집요하게 물어뜯는 좌파들의 광기(狂氣)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고통과 공포를 이해해줘야만 할 것이다.


두 여인의 과공비례는 이 나라 보수우파와 여성들이 당하는 저들의 야만적인 폭력성의 반증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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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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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 2021.12.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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