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스퀘어 분할상장 한달...외인·기관 매도행진 멈춘 이유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1.12.28 11:42 수정 2021.12.28 11:43

5200억 던진 외인·기관 다시 ‘매수’

배당정책·오버행 이슈 해소에 회복

SK하이닉스·자회사 IPO 모멘텀도↑

SK텔레콤 기존법인에서 분할된 SK스퀘어가 재상장 1개월째를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멈추면서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최근 SK스퀘어는 배당 정책을 둘러싼 투자심리 위축과 ‘대기 매물(오버행)’ 이슈가 완화되면서 관련 불확실성을 털어냈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도 호재로 작용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1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SK스퀘어는 전 거래일 대비 1.38%(900원) 내린 6만4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스퀘어는 지난달 29일 분할 상장한 뒤 시초가 8만2000원으로 출발했다. 시초가에 비하면 21.59% 떨어진 수준이다. 이날 같은 시각 SK텔레콤은 시초가 대비 14.6% 오른 6만1200원에 거래 중이다.


SK스퀘어는 재상장 이후 주가가 연일 하락하며 지난 16일에는 종가 5만6400원까지 떨어졌다. 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과 기관이다. 이 기간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SK스퀘어로 4392억원을 팔아치웠다. 기관도 877억원을 던졌다. 같은 기간 개인은 국내 증시에서 SK스퀘어(5224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지만 주가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후 기관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20일부터 전날까지 6거래일간 기관은 916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귀환해 22일부터 4거래일간 557억원을 사들이면서 주가가 6만5000원대를 회복했다. SK스퀘어의 배당정책으로 인해 매도에 나섰다가 이러한 흐름이 최근 주춤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올해 두둑한 배당이 예상되는 반면 SK스퀘어는 올해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는다.


그동안 주가를 억눌렀던 ‘오버행’ 이슈가 완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분할 전 SK텔레콤은 주식예탁증서(ADR)로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었는데 미국 증권거래소 규정상 지주회사는 ADR 상장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ADR 투자자들이 SK스퀘어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돼 오버행 우려가 부각됐다. 이후 ADR 투자자들의 물량으로 관측되는 4000억원 규모의 SK스퀘어 지분이 지난 3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됐다. 오버행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스퀘어는 ADR 관련 오버행 부담에 노출돼 공매도 압박이 있었지만 해소됐다”며 “또 연초 이후로는 배당보다는 자체 사업에 대한 평가와 사업의 확장성 등이 주가에 영향력을 더 크게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전망으로, 주가는 연초 이후를 넘어가면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자회사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한 것도 긍정적이다.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지분 약 20%를 보유하고 있어 하이닉스 지분가치로만 약 18조원의 순자산가치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향후 자회사 기업공개(IPO) 추진도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SK스퀘어는 내년 상반기에 원스토어, 이어 SK쉴더스를 차례로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회사가 상장할 경우 SK스퀘어와 SK하이닉스·SK쉴더스·원스토어 등의 시가총액 합산은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정된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 중심의 안정적 투자자들이 당장 배당을 하지 않는 SK스퀘어를 매각하면서 단기간에 많은 수량이 시장에 나온 만큼 수급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일단락됐다”며 “SK스퀘어의 모멘텀은 보유 자회사의 IPO와 투자에 따른 성과가 될 전망인데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밸류 체인 내 기술 기업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관측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