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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물가 인상에 가격인상? 이윤 포기? ‘고심’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1.06.07 06:01
수정 2021.06.04 14:23

연초부터 주요 식재료 가격 껑충 뛰어…외식업체 고민↑

식용유·계란 등 천정부지 치솟아…"가격인상 카드는 신중히"

서울 한 대형마트 식용유 코너의 모습.ⓒ뉴시스

외식업계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파, 달걀, 식용유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연초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가격인상과 이윤 포기를 놓고 고심하는 분위기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로 한 해 전보다 2.6% 올랐다. 이는 2012년 4월(2.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농축수산물도 12.1% 상승하며 지난 1월(10.0%)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오름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으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제품을 팔아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고려하면 쉽사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긴 상황에서, 식재료값마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집밥족’ 비중이 증가하면서 외식은 줄고 서민들의 소비 씀씀이도 감소한 상태다.


최근 가장 문제되는 재료는 식용유다. 식용유 가격이 연초부터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튀김류를 판매하는 외식업체들의 경우 식용유 가격 인상에 따라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치킨업계다. 다만 교촌치킨, BBQ치킨, BHC치킨 등 국내 치킨업계 빅 3는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용유 가격 인상 또는 제품가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식용유 가격이 치솟을 경우 가격 인상에 나설 수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가맹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손해를 무릅쓰고 저렴한 가격에 식용유를 공급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는 게 치킨업계의 항변이다.


업계 관계자는 “치킨뿐 아니라 튀김류를 판매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식용유 가격 인상으로 대부분 다 어렵다고 보면 된다”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시장에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들이 가격 인상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본사없이 개인적으로 식용유를 공급받아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당장 피부로 느끼는 부담이 더 크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햄버거 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식용유 사재기를 해뒀는데, 떨어져 갈수록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18L 콩기름 한 통에 2만7000원~2만9000원 하던 제품이 최근 3만7000원~3만9000원으로 올랐다. 오늘 추가로 10통 더 쟁여놓을 예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진은 2일 서울 한 마트의 달걀 코너의 모습.ⓒ뉴시스

계란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다. 지난달 달걀값은 45% 이상 올랐다. 전월(36.9%)과 비교해도 상승폭이 큰 상황이다.


계란 가격 상승은 최근 경기 회복에 따른 물가 상승, 올해 초 AI 영향으로 산란계 숫자가 줄어든 게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I로 살처분 된 산란계는 전체 23%에 달한다. 간단히 말해 수요는 늘고 공급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산란계 숫자가 당장에 확보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계란 가격은 올해 말까지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계란을 주재료로 하는 식당이나 빵집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일 물가 안정을 위해 계란 수입을 4000만개에서 5000만개 이상으로 늘리기로 했지만 역부족이라는 해석이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업계 관계자는 “계란 값이 올라 부담이 매우 크지만 당장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보류하고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며 “이런 사태가 지속될 경우 가격인상도 배제하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식업계에서는 가격 인상이 본격화될 경우 외식을 자제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라는 입장이다.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가격을 올렸는데 외식경기 하락으로 인한 매출 감소는 물론 경제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 가격인상 카드가 오히려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인상카드는 신중히 꺼낼 예정”이라며 “가격을 올렸는데 손님이 끊겨 더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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