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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인센티브, 접종 결정에 긍정 영향? 당장의 접종률 높이기 위한 회유책?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입력 2021.06.03 04:31
수정 2021.06.02 18:27

"원래 백신 맞을 생각 없었지만 인센티브 발표되자 맞기로 결심…젊은 층에게 긍정 영향 줄 듯"

"많이 고민하고 논의한 후 내놓은 방역 대책 아닌 듯…당장의 백신 접종률 높이기 위한 회유책"

"7월부터 접종 완료자 외부에서 마스크 벗는다? 어떻게 구별?…표식이라도 필요"

전문가 "최소한 2회 모두 접종한 완료자들에 한해서 규제 풀어줘야"


지난 3일 서울 용산구 예방접종센터 코로나19 백신 보관소에서 의료진이 화이자 백신을 분주하고 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지난 1일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예방 백신을 한 차례 이상 맞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 인센티브가 시작됐다. 정부는 가족 모임 인원 제한 완화, 요양병원·시설 접촉 면회 허용, 선제검사 제외 등 접종 완료자들에 한해 방역 지침을 점차 완화할 계획이다. 백신 인센티브가 시민들의 백신 접종 결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는 반면, 당장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회유책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서울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31)씨는 "인센티브 내용을 듣기 전에는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었다"며 "하지만 인센티브 내용 중 야외 활동 시 마스크를 벗어도 된다는 내용 때문에 백신을 맞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40)씨는 "야외 활동을 많이 하는 젊은 층에게는 접종률을 높이는 데 긍정적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주변 사람들도 접종 인센티브를 누리기 위해 많이 맞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씨는 특히 "마스크 의무 착용을 완화해준다는 제안이 파격적이기 때문에 접종률을 높아질 것 같다"며 "원래도 맞을 생각이었지만 순서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백신 인센티브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특히 7월부터 접종 완료자에 한해 야외 등 외부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를 해제한다는 내용과 관련해 접종자와 비접종자 구분이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직장인 김모(40)씨는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구분할 확실한 방법이 없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논의한 후에 내놓은 방역 대책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당장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한 회유책으로만 보인다"고 말했다.


또 "백신 인센티브가 시민들이 백신 접종 여부를 결정하는 데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며 "자신도 백신을 맞을 차례가 되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직장인 이모(39)씨는 "외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이 백신 접종자인지 비접종자인지 확실하게 구별할 방법을 마련한 후에 마스크를 벗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백신 접종자와 비접종자를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락반장은 "야외에서도 모바일 증명서 등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 여러분들의 신뢰를 기반으로 협조를 구한다"는 정부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백신 인센티브로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애는 것 자체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회사원 이모(27)씨는 "백신을 맞아도 100% 면역이 생성되는 것은 아닌 걸로 안다"며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하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다닐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에 재학 중인 남궁(24)씨도 "모두가 면역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불안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백신을 맞은 사람도 한동안 마스크를 쓰고 다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자에 대한 규제 완화는 필요하지만 그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이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최소한 2회 접종을 마치고, 면역이 형성되는 2주가 지난 사람을 대상으로 규제를 풀어주어야 한다"며 "최근 보고되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는 침투력이 매우 강하다.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1차 접종 후 33%, 2차 접종 후 60-88%의 예방 효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1차 접종만으로 규제를 풀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이어 "영국의 경우 1차 접종률이 70%가 넘은 시점에 규제를 풀었는데 확진자가 더블링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백신 접종률은 8월을 지나야 겨우 50%를 넘어갈 것"이라며 "아직은 규제를 풀기 이른 시점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정채영 기자 (chaezer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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