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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자유민주주의 파괴를 지시하다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1.12 07:00
수정 2021.01.11 16:25

김정은의 평가, 북한경제 안 망해서 다행이다

대책 없는 자력갱생

정부의 지극정성에도 김정은은 냉냉

김정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파괴를 지시하다

ⓒ연합뉴스
김정은의 평가, 북한경제 안 망해서 다행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신년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8차 노동당대회에서 9시간에 걸친 사업총화 보고로 가름했다. 김정은의 사업총화보고를 우리식 사회주의 건설의 강령적 지침이라고 노동신문에서 규정했으니, 더 이상의 무슨 말이 필요할까.


5년 동안의 사업성과 중, 경제적 분야에 대해서 김정은은 ‘목표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우리식 사회주의의 존립의 물질적 기초인 자립적 민족경제의 기틀을 고수한 것이 의의 있는 성과’라고 했다. 어렵게 말했지만 한마디로 ‘그나마 안 망해서 다행이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유독 국가핵무력건설대업의 완성은 세세하게 무기 이름을 열거하며 자랑했다. 이 엄동설한에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말에 뿌듯해 할까?


대책 없는 자력갱생


북한 상황에 대한 김정은의 평가는 다분히 선전선동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별로 의미가 없다. 우리의 관심은 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망해가는 북한 체제를 바로 잡을 것 인가였다. 그런데 말로는 구태의연한 사업방식을 가지고는 언제라도 나라의 경제를 추켜 세울 수 없다고 하면서도, 처방은 2019년 하노이 노딜 이후 몇 년째 외치고 있는 민족 번영의 보검 자력갱생 뿐 이다. 계속 쓰다보니 민망한지, 좀 세련되게 국가적인 자력갱생, 계획적인 자력갱생, 과학적인 자력갱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라임을 맞춰서 제시했다.


그런데 과연 무엇으로 자력갱생하겠다는 건가? 인민생활 향상의 명줄과도 같은 화학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지만, 지난해 열심히 떠들던 탄소하나화학공업은 쑥 들어가고 없다. 석탄공업? 비가 조금만 많이 와도 침수되던 북한의 탄광들이 지난해 홍수와 태풍피해로 엉망이 되었다. 노동신문은 연일 침수된 탄광을 보수하는 데 인민들이 투쟁하고 있다고 열을 올렸다. 그런데 탄광에 고인 물을 퍼낼 펌프를 돌릴 전기가 공급되지 않았다. 홍수 피해로 전봇대가 쓰러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전봇대 복구를 하자니 시멘트 공장이 수해피해로 마비였다. 이런 상황인데 김정은은 자력갱생만이 살길이다라며 다그치고 있다. 경제발전 부문은 내각이 경제사령부로서 제대로 감당하라고 지시했으니, 얼마 후에는 내각총리 김덕훈이나 전 내각총리로 정치국위원인 김재룡과 같은 경제통들이 책임을 뒤집어 써야할지 모를 일이다.


정부의 지극정성에도 김정은은 냉냉


이번 당대회에서 ‘조국의 자주적 통일과 대외관계 발전을 위하여’라는 항목을 따로 두고 대남, 대외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아마도 우리 대통령과 외교안보 부처 담당자들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며, 저들의 대화 의지를 찾아보려 했을 것이다. 해수부 공무원이 사살되고 시신이 소각된 사건에도 애써 외면했다. 그러면서 쓰레기들의 광대놀음을 법을 만들어서라도 막아라(2020.6.4)는 김여정의 공개 지시에는 180명이 일사분란하게 일명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을 만들어 통과시켰다. 그런데도 김정은은 그 정성을 몰라주었다. 이런 비본질적인 문제들 말고, 본질적인 적대행위의 일체 중지를 요구하고 나섰다.


노동당 규약에 명시된 저들의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민주주의혁명의 과업을 저지하기 위해 근근이 버티고 있는 주한미군과 국가보안법이 이땅에서 사라질 때가 그들이 말하는 본질적인 적대행위의 중단된 때가 될 것이다.


김정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파괴를 지시하다


1월 9일 노동신문에 김정은의 사업총화보고가 공개되자, 이틀 후인 11일 우리 대통령은 신년사를 발표했다. 전쟁과 핵무기 없는 한반도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며, 보건 의료 협력을 제안했다. 이미 9일에 김정은이 이것은 비본질적 사안이라 안중에도 없다고 했었다. 북한이 며칠 후, ‘가을 뻐꾸기 같은 소리’한다며 또 조롱할지도 모르겠다.


걱정은 이 부분이다. 김정은이 “남조선당국이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들을 ‘엄정관리’하고 근원적으로 제거해버릴 때 비로소 공고한 신뢰와 화해에 기초한 남북관계 개선의 새로운 길이 열릴 것이다”라고 한 대목이다. 김정은 보기에 비정상적이며 반통일적인 행태의 주체는 북한 인권문제, 북한 핵포기 견인을 위한 한미공조를 주장하는 대한민국의 상식적인 국민들일 것이다. 김정은 환심 사기를 위해 마지막 승부수로 대한민국의 상식적인 국민들의 생각과 표현을 ‘엄정관리’하겠다고 나설까봐 걱정이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적 질서를 기본으로 한다고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아무리 욕심이 나더라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핵 없는 북한을 후손에게 물려주지는 못할망정,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은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것 아닌가!


글/이인배 협력안보연구원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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