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해외대체투자 15%는 '부실'…금감원 "감독 강화"
입력 2021.01.04 12:01
수정 2021.01.04 12:07
22개사 투자규모 48조원…급증하던 투자규모 '코로나'로 위축
증권사 부실·요주의 분류 15%…전체 DLS의 68%도 부실 우려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움직임이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한 가운데 원리금 연체 가능성이 있는 금액이 전체 투자분의 1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은 코로나 장기화와 국가간 무역축소 여파로 투자 관련 추가 부실가능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고 내부통제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사 해외 대체투자 현황'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기준 증권사 22곳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48조원(864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부동산에는 23조1000억원, 특별자산에는 24조9000억원이 각각 투자됐다.
이들 기관의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지난 2017년 5조2000억원에서 2019년 24조5000억원까지 매년 급격히 증가했으나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2020년 4월 기준 3조7000억원으로 위축됐다. 투자지역은 미국이 전체규모의 37%(17조7000억원)로 가장 많았고 영국(11%)과 프랑스(9%)가 그 뒤를 이었다.
투자대상은 부동산 중 오피스가 절반 이상인 53%(12조2000억원)로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호텔·콘도(19%, 4조5000억원) 투자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자산에서는 발전소와 항만·철도에 각각 10조원과 4조3000억원이 투자됐다.
해외 대체투자 평균 만기는 6.8년이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2017년 이후 투자에 나선 만큼 전체의 86% 이상이 2022년 이후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증권사가 재매각 목적으로 투자했으나 재매각을 못한 상태로 6개월 이상 보유한 투자 건은 3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 중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원리금 연체 발생 가능성이 상당하거나 손실이 예상되는 '부실 및 요주의'로 분류한 건은 전체 투자액의 15.7%인 7조5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직접 보유분(16조6000억원) 중 부실·요주의로 분류된 자산은 2조7000억원(16%), 투자자 대상 재매각분 중에서는 4조8000억원(15.5%)을 차지했다.
특히 부실 등으로 분류된 투자자 재매각분 가운데 역외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의 부실 및 요주의 규모가 전체 DLS 발행액(3조4000억원)의 68%에 달하는 2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감원 측은 이같은 DLS 관련 리스크에 대해 "DLS 발행사가 투자위험을 부담하지 않아 사전검증 절차가 미흡한데 따른 것"이라며 "독일 헤리티지나 트랜스 아시아 무역금융채권 펀드 DLS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당국은 해외 대체투자 규모가 크고 중도환매가 어려워 부실화될 경우 증권사 건전성 악화는 물론 투자자 피해구제에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리스크 관리와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지난해 6월부터 두달 동안 증권사들이 해외 대체자산 투자 및 재매각 실태 자체점검을 실시한 결과 현지실사 보고체계 미흡과 역외펀드 기초 DLS 발행시 위험검증절차 미비 등 일부 절차에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당국은 지난해 11월 보완 및 모니터링 체계 강화 등을 요청했다.
증권사 대체투자 가이드라인도 조만간 마련된다. 가이드라인 상에는 증권사가 대체투자 시 준수해야 할 내부통제 및 위험관리 기준을 제시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부동산 그림자금융 시스템을 구축해 증권사가 투자한 국내외 부동산 잠재리스크를 형태와 지역, 회사별로 구분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환매 연기등 부실 발생 투자 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역외펀드 기초 DLS 실태는 물론 업무처리 절차를 집중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시 추가 투자손실이 우려되는 만큼 연 2차례 부실발생 규모 등에 대한 주기적인 실태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점검과정에서 중요 취약점이 드러나거나 투자자보호 관련 위법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될 경우 현장검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