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文정권, 상식(常識)이 통하지 않는 세상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0.12.29 08:30 수정 2020.12.29 08:08

죽어도 자신들의 ‘특별한 것’이 우월한 것이라 여겨

당과 청와대, 윤석열 총장만 내쫓으면 검찰개혁 된다 믿어

불편과 고통 참고 희생하는 국민들에게 책임 전가하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뉴시스

“상식 선에서 해결됐어” 살다보면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가끔 듣는 말이다.


문제 해결이 어려워 힘들어 하던 사람이 ‘상식 선에서 해결됐다’는 말을 하면 왠지 마음이 놓이고 당사자에게 신뢰도 더 간다. 아직도 상식이 통하는 세상이라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어서일까?


올 1년이 코로나19 만연으로 인한 불편과 통제, 자제의 1년이었다면, 내부적으로는 상식적인 국민들이 몰(沒)상식한 집권층에게 끊임없이 상식을 깨닫게 노력한 시간이기도 했다.


이같은 상식 주입 노력은 아직도 성공하지 못했으며, 아마 좋은 말로는 성공하기 어려운 작업일 것이다. 대개 상식이란 것이 ‘일반적인 지식 이해력 또는 판단력’을 말하는데 민주당과 청와대의 일부 인사들은 특별하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것’이 부족하기 때문에, 본인들이 이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지 않으면, 이 부족으로 인한 상황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이 지배적인 이론이다.


또 이런 사람들은 ‘죽어도 자신들의 ‘특별한 것’이 우월한 것이라고 여기면서 일반적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 고통이 당분간 더 계속된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지난 24일 밤, 법원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법무부의 징계(정직) 조치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그렇게 허접한 사유로 검찰총장의 업무를 정지시키면 헌법 상 보장된 검찰의 독립성, 중립성이 심대하게 위협받는다는 상식에 기반을 둔 결정을 내렸다.


그래서 윤 총장도 법원의 이 결정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에서 “헌법정신과 법치주의 그리고 상식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들은 안도하면서 성탄절을 맞이했다. “올해는 법원으로부터 진짜 좋은 성탄 선물이 왔다”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어렵게 살아난 상식이 다시 사라지는데 하루면 충분했다.


25일 청와대가 “국민들께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인사권자로서 사과말씀을 드린다”면서 “법무부와 검찰은 안정적인 협조관계를 통해 검찰개혁과 수사권 개혁 등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라”고 상식 밖의 소리를 한다.


국민은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내쫓기 위해 벌이는 광태(狂態)를 1년 동안 지켜봤다. 검찰개혁이 그렇게 중요하다면 2017년 취임하고 시작했으면 지금쯤 잘 끝났을 것이다.


하루 뒤인 26일 민주당은 청와대 보다 훨씬 몰상식한 소리를 한다. 당 대변인이 “윤석열 총장은 판사사찰 문건도, 제 식구 감싸기식 수사도, 검찰의 99만원 짜리 불기소 세트 술접대도, 대통령에 대한 항명에 대해서도 단 한마디의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자기확신범에 가까운 오만과 독선의 끝” 이라고 논평한다.


국민들은 검찰 내부의 부조리와 부패도 알고 있고, 기소권의 남용과 그 폐해도 알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1년 그런 문제는 손보지 않고 윤 총장만 내쫓으면 검찰개혁이 된다고 믿었고 당과 청와대도 그렇게 생각했나?


사과도 그렇고,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 ‘매드 우먼’을 불순한 목적으로 기용한 대통령이 사과했으니까 다음은 ‘매드 우먼’이 사과하고 그 다음으로 윤 총장이 하면 된다.


민주당은 그 동안의 수많은 거짓말, 대 국민 사기에 대해 사과를 한 적이 있었나?


공수처장에 대한 비토권(拒否權)이 있다고 멍청한 야당들을 꼬드겨 선거법과 공수처법에 대한 양보를 얻어 내고, 막상 공수처장 추천이 여의치 않으니까, 시행도 않은 법을 고친 민주당이 사과를 해야지, 수사 잘 하고 있는 검찰총장에게 사과는 무슨 사과를 하라는지 국민들은 납득하지 못한다.


그리고 오만과 독선이라고? 오만과 독선은 2017년에 출범한 민주당과 문재인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일관된 외침이었는데, 이 말을 윤 총장에게 되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살펴보면 문 대통령도 상식을 모르는 게 아니다. 왜냐하면 그도 그 말을 여러 번 사용했다. 취임사에서는 “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했다. 2017년 5월 10일이다.


올 들어서도 시민들의 8.15 집회를 무산시키고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일부 기독교인들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집회를 고집한다며 교계 지도자들을 초청해 놓고는 짜증을 냈다.


방역수칙은 누가 어기는가? 서울 동부구치소 집단감염은 뭔가? 수용자들이 몰래 외출해 강남역을 쏘다니다 수백 명이 감염됐나? 수용자 관리는 법무부 업무 아닌가?


불편과 고통을 참고 희생하는 국민들에게 자꾸 책임을 돌리면 국민들이 화낼 수도 있다.


사과도 책임 있는 사람이 해야 하고, ‘오만과 독선’이라는 지적도 누가 들어야 마땅한지, 민주당은 상식 선에서 한번 생각해 보라.


글/강성주 전 포항MBC 사장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